현재 한국의 들판을 온통 덮고 있다는 '보약 식물'

2025-09-08 11:13

add remove print link

혈액순환, 해독, 만성피로 해소에 좋다는 한국의 식물

새팥/ '텃밭친구' 유튜브
새팥/ '텃밭친구' 유튜브

동지팥죽과 팥빙수로 친숙한 팥이 원래 야생에서 자라던 식물이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들판 곳곳에서 노란 꽃을 피우며 자라는 새팥이 바로 우리가 재배하는 팥의 원조다. 경작지나 밭과 밭 사이의 빈터에서 자라는 까닭에 '새(사이)에서 나는 팥'이라는 뜻에서 이름이 붙었다. 새팥은 우리 식탁의 소중한 식재료가 어떻게 시작됐는지를 보여주는 살아있는 증거다.

새팥은 쌍떡잎식물 장미목 콩과의 덩굴성 한해살이풀이다. 우리말로는 동부속이나 돌팥으로도 불린다. 영어로는 '와일드 레드-빈(Wild red-bean)'으로 표기한다. 야생에서 자라는 팥이라는 의미를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새팥은 한국 전역에 널리 분포한다. 일본과 중국, 타이완, 히말라야 등 동북아 지역에서도 발견된다. 들과 낮은 산의 양지바른 곳이면 어디서나 잘 자라는 강한 생명력을 갖고 있다. 줄기는 가늘고 길며 길이가 2~3m에 이르고, 다른 물체를 감아 올라가는 덩굴성이다. 전체에 퍼진 털이 있으며, 잎은 어긋나고 3개의 작은잎으로 된 겹잎이다.

새팥 / 국립생물자원관
새팥 / 국립생물자원관

8월이 되면 새팥은 연한 노란색의 아름다운 꽃을 피운다. 꽃은 잎겨드랑이에서 나온 긴 꽃대 끝에 2~5개가 총상꽃차례로 달린다. 나비처럼 생긴 꽃 모양은 작아서 앙증맞다. 꽃잎은 다섯 개로 바깥쪽 꽃잎이 다른 꽃잎을 감싸는 형태다.

열매는 콩처럼 원통형으로 아래로 달린다. 안에는 5~8개의 흑갈색 종자가 들어 있다. 이 열매의 모습이 동부 열매를 닮았다. 유사종인 여우팥과 구별되는 점은 새팥의 열매가 동그랗고 길쭉한 데 반해 여우팥의 열매는 평편하게 납작하다는 것이다. 또한 여우팥은 주로 남부지방에서 자라기에 중부지방에서 발견되는 것은 대부분 새팥으로 추정할 수 있다.

새팥은 예로부터 식용과 약용으로 활용돼 왔다. 전초를 식용하며 가축 사료로도 쓴다. 꽃과 덜 익은 열매를 포함한 지상부 전체를 말려서 차로 이용하거나 약재로 사용한다. 익은 열매도 물에 오래 불려서 밥에 넣어 먹거나 갈아서 가루로 만들어 약재로 복용한다.

새팥 / 국립생물자원관
새팥 / 국립생물자원관

한방에서는 야편두, 산녹두, 돌팥이라 부른다. 맛은 달고 따뜻한 성질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새팥은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해주고 각종 성인병에 도움이 된다고 전해진다. 항산화 성분이 풍부해 면역력 증진과 노화 방지에 좋고, 항암 작용이 있으며, 몸속 독소를 해독하는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새팥 / 국립생물자원관
새팥 / 국립생물자원관

또한 각종 염증과 만성 피로에 효능이 있고, 대변을 잘 나오게 하며 부종을 내려주고 젖을 잘 나오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고 전해진다.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새팥을 약재로 사용할 때는 열매를 포함한 지상부 전체를 말려서 하루에 10~20g을 달여서 복용하거나 수시로 차로 끓여 마시면 된다.

새팥이 없었다면 오늘날 우리가 즐겨 먹는 맛있는 팥빙수나 동지팥죽을 맛볼 수 없었을 것이다. 들판에서 노란 꽃을 피우며 자라는 이 작은 야생식물이 우리 식문화의 중요한 뿌리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새팥 / '텃밭친구' 유튜브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