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도 바로 따라 할 수 있을 정도…'심폐소생술' 제대로 하는 방법

2025-09-0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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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구하는 30초, 심폐소생술의 비밀
위기의 순간, 내 손으로 살리는 심장 소생법

갑작스러운 위기, 심폐소생술이 답이다.

심장은 단 몇 초 멈추는 것만으로도 뇌와 주요 장기에 치명적인 손상을 남긴다. 갑작스럽게 의식을 잃고 호흡이 멈춘 사람을 만났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이 바로 심폐소생술이다.

심폐소생술은 의료인이 아닌 일반인도 배워둘 수 있으며, 실제로 즉시 시행할 경우 환자의 생존율을 두 배 이상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중요한 것은 올바른 방법으로 시행하는 것이다.

◎ 먼저 상황을 확인하라

심폐소생술은 누구에게나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심정지가 발생한 상황에서만 필요하다. 먼저 주변이 안전한지 확인한 뒤, 환자에게 다가가 어깨를 두드리며 큰 소리로 불러본다. “괜찮으세요?”라는 말에 반응이 없다면 의식이 없는 것이다. 이때 곧바로 119에 신고하거나, 주변인에게 신고를 요청해야 한다.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2025 어린이 안전 박람회'에서 어린이들이 심폐소생술(CPR) 및 자동심장충격기(AED) 사용법을 배우고 있다. / 뉴스1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2025 어린이 안전 박람회'에서 어린이들이 심폐소생술(CPR) 및 자동심장충격기(AED) 사용법을 배우고 있다. / 뉴스1

이후 환자의 호흡을 확인한다. 가슴과 배가 오르내리는지, 입이나 코에서 숨소리가 들리는지 10초 이내로 확인한다. 단, 경련이나 간헐적으로 끊어지는 숨소리는 정상 호흡이 아니다. 호흡이 없거나 비정상적이라면 심정지로 판단하고 심폐소생술을 시작해야 한다.

◎ 가슴 압박이 핵심

일반인이 반드시 기억해야 할 가장 중요한 절차는 가슴 압박이다. 환자를 딱딱한 바닥에 눕힌 뒤, 가슴 중앙, 즉 양쪽 젖꼭지를 이은 선의 가운데 부분에 손바닥 밑부분을 댄다. 다른 손을 그 위에 포개고 손가락은 깍지 끼듯 올린다. 팔꿈치는 곧게 펴고 어깨가 손 바로 위에 오도록 자세를 유지한 뒤, 전신의 힘을 실어 강하게 압박한다.

압박 깊이는 성인의 경우 약 5cm, 체중을 실어서 눌러야 한다. 속도는 분당 100~120회로, 박자감 있게 빠르게 진행한다. 머뭇거리면 효과가 떨어지므로 리듬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압박 후에는 가슴이 완전히 원래대로 올라오게 해야 한다. 누르는 시간과 이완하는 시간이 비슷해야 혈액이 제대로 순환한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안전교육장에서 열린 '정부서울청사 공습대비 민방위 훈련'에서 심폐소생술(CPR) 체험하고 있다. / 뉴스1
김민석 국무총리가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안전교육장에서 열린 '정부서울청사 공습대비 민방위 훈련'에서 심폐소생술(CPR) 체험하고 있다. / 뉴스1

◎ 인공호흡은 어떻게?

과거에는 심폐소생술을 할 때 가슴 압박과 인공호흡을 함께 해야 한다고 배웠다. 하지만 최근에는 일반인에게는 가슴 압박만 해도 충분히 효과가 있다고 권고한다. 인공호흡은 위생적 문제와 기술적 어려움 때문에 많은 사람이 주저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가슴 압박만으로도 초기 몇 분 동안은 환자 생존에 큰 도움이 된다.

만약 인공호흡까지 할 수 있다면, 30회의 가슴 압박 후 2회의 인공호흡을 시행한다. 환자의 머리를 젖히고 턱을 들어 올린 뒤, 코를 막고 입을 완전히 밀착시켜 1초 동안 숨을 불어넣는다. 가슴이 눈에 띄게 올라가는 것이 확인되어야 한다. 그러나 자신이 불안하거나 준비되지 않았다면 인공호흡은 생략하고, 가슴 압박만 끊임없이 이어가는 것이 더 낫다.

◎ 자동심장충격기 사용법

심정지가 발생한 곳에 자동심장충격기(AED)가 있다면 반드시 활용해야 한다. 공공장소, 지하철역, 공항, 대형 건물에는 대부분 비치되어 있다. AED를 켜면 기계가 음성 안내를 해주므로 당황하지 말고 그대로 따르면 된다. 환자의 상의를 벗기고 패드를 부착한 뒤, 기계가 심장 리듬을 분석하도록 한다. “충격 필요”라는 지시가 나오면 아무도 환자에게 손대지 않게 한 뒤 충격 버튼을 누른다. 이후에는 즉시 가슴 압박을 재개해야 한다. AED는 사용법이 단순하므로 미리 겁먹을 필요가 없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에서 열린 다중이용시설 민방공 대피훈련에서 직원들이 심폐소생술 실습을 하고 있다. / 뉴스1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에서 열린 다중이용시설 민방공 대피훈련에서 직원들이 심폐소생술 실습을 하고 있다. / 뉴스1

◎ 타이밍이 중요한 심폐소생술

심폐소생술은 환자가 의식을 회복하거나 정상 호흡을 시작할 때까지, 혹은 전문 구조대가 도착할 때까지 이어가야 한다. 체력적으로 힘들다면 주변 사람과 교대하는 것이 좋다. 가슴 압박은 시간이 지날수록 힘이 약해지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2분마다 교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많은 일반인들이 심폐소생술을 주저하는 이유는 “잘못하면 어쩌지?”라는 두려움 때문이다. 그러나 심정지 상태에서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위험이다. 가슴 압박 과정에서 갈비뼈가 부러질 수 있지만, 이는 생명을 구하기 위한 과정에서 흔히 발생하는 일이다. 갈비뼈 손상보다 중요한 것은 환자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하는 것이다.

심정지는 언제,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다. 가족, 동료, 낯선 사람일 수도 있다. 그런 순간에 가장 큰 차이를 만드는 것은 전문 장비나 의료진이 아니라, 가장 먼저 손을 뻗어 심폐소생술을 시작한 주변 사람이다. 몇 분의 시간, 두 손의 압박이 생사를 가른다.

따라서 심폐소생술은 특별한 기술이 아니라 누구나 익혀야 하는 기본적인 생명 지식이다. 올바른 방법을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위급한 상황에서 누군가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 심장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그 순간, 멈추지 말고 행동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확실한 응급처치다.

home 위키헬스 기자 wikihealth75@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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