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르르 쏟아져…한국 남해 바다에 무려 400톤이나 살포되고 있는 ‘이것’
2025-09-0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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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앞바다, 적조와의 사투
전남 여수 연안해역에 적조주의보가 발령됐다. 해수 온도가 25℃ 안팎을 유지하며 유해성 적조생물 코클로디니움 증식에 최적 조건을 형성했고, 육상에서 흘러든 영양염이 더해지면서 적조띠가 급속히 확산된 것이다. 시는 양식생물 피해를 막기 위해 전면 대응에 나섰다.

최근 여수시는 정화선 3척, 도 정화선 1척, 해경 방제정 1척, 임차 철부선 7척을 투입해 양식장 밀집 해역에 집중 방제를 실시 중이다. 하루 약 400톤의 황토가 바다에 뿌려지고 있으며, 황토 살포는 적조 생물을 가라앉혀 확산을 차단하는 전통적이면서도 효과적인 방식이다.
적조 확산 지역은 매일 예찰을 통해 코클로디니움 밀도가 측정되고, 이를 바탕으로 일일 방제 계획이 수립된다. 현재까지는 적조로 인한 양식생물 폐사가 보고되지 않았다. 하지만 해류와 수온 변화에 따라 언제든 대량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참돔, 감성돔, 우럭, 농어 등 주요 양식 어종이 밀집돼 있는 만큼 위험도는 높다.
여수시는 적조 피해 최소화를 위해 긴급 방류 신청을 낸 56어가를 대상으로 참돔, 감성돔, 우럭, 농어 등 327만 미를 전염병 검사 후 7일까지 방류한다. 이는 적조가 장기화되며 양식어류 집단폐사 우려가 커진 데 따른 선제 대응이다.

시는 양식어업인들에게 발송되는 안내 문자 확인을 당부하며 방제 지침 준수를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사료 공급 중단 ▲수류 방제 실시 ▲액화산소 및 산소발생기 가동 ▲육상양식장 야간 취수 금지 등을 지시했다. 이는 적조로 인한 산소 부족과 어류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적조는 고수온과 풍부한 영양염, 해류 조건이 맞아떨어질 때 급격히 번진다. 현재 여수 앞바다는 여름철 고온의 여파로 여전히 적조에 유리한 환경을 유지하고 있어 긴장을 늦출 수 없다. 관계 당국은 황토 살포와 함께 해수 환경 변화에 따른 즉각적 대응 체계를 가동 중이다.
올해 여수 앞바다에 하루 400톤씩 쏟아지고 있는 황토 방제는 적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총력전이다. 당장 대규모 폐사는 막고 있지만, 해류와 기후 조건에 따라 상황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 양식어업인과 행정당국 모두가 긴밀히 대응하지 않으면 피해 규모는 순식간에 커질 수 있다.

적조 확산을 막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바다에 수백 톤의 황토를 살포하는 이유는 황토가 적조 생물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친환경적 방제 수단이기 때문이다.
황토는 입자가 미세해 바닷속에 퍼지면 플랑크톤을 흡착해 덩어리로 만들고, 이 덩어리가 가라앉으면서 적조 생물이 사멸한다. 여기에 황토 속 철·알루미늄 등 무기물 성분이 플랑크톤 세포막을 손상시켜 물리적·화학적 억제 효과를 동시에 낸다.
비용이 저렴하고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부작용이 비교적 적어 화학약품, 초음파, 저온수 살포 등 다른 대안보다 대규모 방제에 실용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황토 살포는 오랫동안 정부가 채택해온 공식 방제 방법으로 자리 잡았다.
다만 딱딱한 껍질을 지닌 특정 적조 생물에는 효과가 제한적이고, 대량 살포 시 바닷물이 일시적으로 뿌옇게 되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토 살포는 대량 플랑크톤, 특히 껍질이 없는 종을 제거하는 데 가장 널리 쓰이고 있는 실질적이고 친환경적인 적조 대응책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