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의사들 “한국 남자 비만 심각, 위고비에 건강보험 적용하자”
2025-09-07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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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남성 고도비만, 건강 위험은 얼마나 심각할까?
대한비만학회가 최근 젊은 한국 남성 사이에서 고도비만이 빠르게 늘고 있다며 심각한 경고음을 냈다.
이들은 비만으로 인한 합병증 부담이 폭발적으로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 등 GLP-1 계열 비만치료제에 대해 단계적인 건강보험 적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4일 학회는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해 국내 비만 유병률이 38.4%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3년간과 비슷한 수준이다.
남성과 여성 간 비만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남성 비만 유병률은 49%로 여성(27%)보다 훨씬 높았으며, 특히 남성의 경우 30대 중반 전후에서 비만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여성은 폐경 이후 증가하는 패턴이 뚜렷했다. 김민선 학회 이사장은 “여성의 낮은 비만율이 전체 평균을 끌어내리지만, 남성 집단은 빠르게 악화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체질량지수(BMI)가 35 이상인 고도비만도 젊은 층에서 눈에 띄게 늘었다. 남성 100명 가운데 3명, 여성 100명 중 2명이 초고도비만에 해당했다. 학회 총무이사 이재혁 교수는 “초고도비만 환자는 향후 당뇨병, 고혈압, 심혈관질환, 수면무호흡증,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만성콩팥병 같은 합병증 위험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비만과 더불어 저체중 문제도 언급됐다. 20대 여성 10%가 저체중으로 분류됐는데, 이는 근감소증이나 노년기 건강 악화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소아청소년 비만도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여학생은 중학교 3학년 무렵부터 비만 비율이 급격히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다. 이 이사는 “학교 현장에서 생활습관 교육을 강화하고 조기 개입이 체계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만치료제 접근성 확대를 위한 건강보험 적용도 강하게 요청됐다. 이 이사는 “비만은 당뇨, 고혈압, 심혈관질환, 뇌졸중, 일부 암 위험을 1~3배 높이는 명백한 질병”이라며 “치료 접근성을 높이지 않으면 향후 의료비 지출이 폭발적으로 늘 것”이라고 경고했다.

구체적인 보험 적용 방안도 제안됐다. BMI가 35 이상이거나, 30 이상이면서 당뇨·고혈압 같은 중증 질환을 동반한 환자부터 약물치료에 건강보험을 적용하고, 이후 점차 대상을 넓히자는 것이다. 이 이사는 “이미 비만수술은 보험 혜택을 받고 있다”며 “약물치료도 고위험군부터 단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민선 이사장은 “젊은 남성의 고도비만 문제는 매우 심각하고, 여러 약을 병용해도 치료가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효과가 큰 GLP-1 계열 약물이 현재는 비급여로만 쓰이면서 미용 목적 시술처럼 취급되는 한계가 있다”며 “보험 적용을 통해 치료 접근성을 높이고, 동시에 부작용 보고 같은 국가 차원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