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도 예상 못했다... 한국서 AI 때문에 가장 먼저 타격받은 '뜻밖의 직업'
2025-09-07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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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안전하다 믿었는데...AI가 가장 먼저 잠식한 '의외의 분야'
"많은 분이 오해하는 게 있다. AI가 단순 반복 작업을 잘하고 어려운 건 사람이 해야 한다고 아는 사람이 많다. 잘 모르고 하는 얘기다. IT 개발자들을 한국에서 덜 뽑고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이상욱 한양대학교 철학과 교수가 최근 '지식인사이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AI 시대의 일자리 변화에 대해 얘기하며 내놓은 말이다.
이 교수는 "역설적인 게 사람들이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다"며 "10년 전에 AI 얘기할 때는 '그래도 뭐 예술하는 사람은 괜찮을 거야' 이렇게 얘기했는데 예술이 제일 먼저 타격을 받았고, 지금 IT 개발자들도 판교에서 덜 뽑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AI에 일을 지시할 수 있는 경력 5~10년의 숙련된 기술자가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신입들을 뽑지 않는 상황에서 이런 사람들이 정년퇴직하고 있다"라고 우려했다. IT 개발자 생태계 자체가 무너지고 있다는 뜻이다.
이 교수는 AI의 한계도 명확히 했다. AGI(범용 인공지능)에 대해 "일반인들이 생각하기에는 SF에 등장하는 사람하고 전혀 구별 안 되는 안드로이드 로봇이 가진 인공지능을 생각하기 쉽다"며 "하지만 로봇 기술하고 인공지능 기술은 다르다"라고 설명했다.
현재의 AI는 특수 인공지능으로, 알파고를 예로 들어 "바둑을 기가 막게 잘 뒀지만 그만두고 메디컬 쪽으로 가서 훈련을 시키면 바둑을 더 못 둔다"며 "복수 전공이 안 된다"고 했다.
AI의 ‘환각’ 현상에 대해선 "현재 생성 인공지능에 기반이 되는 아키텍처의 특징이 참과 거짓을 그 차이가 안 느껴지게 잘 버무려내는 능력을 극대화하는 것"이라며 "이 테크놀로지에는 참·거짓 필터가 없다"고 설명했다. 환각은 줄일 순 있어도 없앨 수는 없다는 것이 이 교수 분석이다.
다만 환각의 긍정적 활용법도 제시했다. "환각이란 게 결국은 세상에 없는 것들, 혹은 세상에선 거의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것들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이라며 "예술 분야에서는 환각이 굉장히 생산적이다"라고 했다.
일반인들의 AI 대응법으로는 "질문을 던질 때 자기의 관심사, 자기가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을 마구 다 집어넣어 아주 구체적으로 답변을 얻어야 한다"라고 제안했다.
그는 현명하게 AI를 쓰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했다. 너무 과의존하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진다는 것. 예컨대 책을 읽고 요약하는 건 AI가 쉽게 할 수 있지만, 그것을 연습해둬야 나중에 AI가 헛소리할 때 틀린 점을 잡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알고리즘의 편향성 문제에 대해서는 "인간이 자신이 뭘 할지를 자율적으로 선택할 권리가 있는데 AI가 너무 파워풀한 도구를 제공해 주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며 해결책으로 투명성과 사용자 조종권을 제시했다.
이 교수는 마지막으로 "AI가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도록 해야 한다"며 "AI 미래는 정해져 있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적극 수용하거나 막 거부하거나 그 둘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는데 저는 그러면 안 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