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한국인 300여명 체포 파장] 트럼프 대통령, 구체적 입장 밝혔다
2025-09-08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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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관계 좋다... 한국의 요구 정확히 이해하기에 검토해보겠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각) US오픈 테니스대회 남자 결승전 관람을 위해 뉴욕을 방문하고서 워싱턴DC 인근의 앤드루스 합동기지로 돌아온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사태로 인해 한미 관계가 긴장될 거라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그렇지 않다. 우리는 한국과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미국과 한국은) 정말 좋은 관계다. 알다시피 우리는 (한국과) 얼마 전 무역 협상을 체결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이 나라에 배터리에 대해 아는 인력이 없다면 우리가 그들을 도와 일부 인력을 (미국에) 불러들여 우리 인력이 배터리 제조든 컴퓨터 제조든 선박 건조이든 복잡한 작업을 하도록 훈련시키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그래서 우리는 이 전체 상황을 검토할 것"이라며 "우리에게는 더는 갖고 있지 않은 산업이 많다. 우리는 인력을 교류해야 한다. 인력을 양성하는 방법은 해당 분야에 능숙한 사람을 불러들여 일정 기간 머물게 하고 도움을 받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문가를 불러들여 우리 국민을 훈련시켜서 그들(미국인)이 직접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언급은 미국 정부가 한국 기업으로부터 거액의 투자 유치를 해놓고도 막상 미국 내 취업 및 노동이 가능한 비자를 충분히 발급하지 않는 문제에 대해 해결 의지를 밝힌 것으로 읽힌다.
이에 따라 미국에 투자하고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오랜 민원이었던 미국 비자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들(한국)이 말한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기에 이를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도 외국의 대미 투자기업들을 향해 미국 이민법 준수를 촉구하면서도 이들 기업이 미국으로 자체 인력을 보내는데 겪는 어려움을 해결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게시물에서 "조지아주 현대 배터리 공장에 대한 이민 단속 작전 이후 나는 미국에 투자하고 있는 모든 외국 기업들에 우리나라 이민법을 존중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적었다.
이어 "당신들의 투자를 환영한다"며 "우리는 당신들이 훌륭한 기술적 재능을 지닌 매우 똑똑한 인재를 합법적으로 데려와 세계적 수준의 제품을 생산하길 권장한다. 그리고 우리는 당신이 그렇게 하도록 그것(인재 데려오는 일)을 신속하고, 합법적으로 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우리가 반대급부로 요구하는 것은 당신이 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고 훈련시키는 것"이라며 "우리는 함께 우리나라를 생산적으로 만드는 것뿐 아니라 그 어느 때보다 더 가까워질 수 있도록 열심히 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첫 번째 반응에서 체포·구금된 한국인 노동자들을 '불법체류자'로 규정하며 이민 당국의 작전을 옹호하는 것에 그친 것과는 태소가 전향적으로 달라진 점이 눈길을 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단속 다음 날인 5일 백악관에서 "내 생각에는 그들은 불법 체류자였고, 이민세관단속국(ICE)은 자기 할 일을 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은 지난 4일 조지아주 엘라벨에 위치한 현대자동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전기차 배터리 공장에서 475명을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이 중 대부분은 한국 국적자였다. 미국 국토안보부는 이번 단속이 수개월간 진행된 현장 노동 관행 조사의 일환이었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자사 직원 47명이 구금됐으며, 이 중 46명이 한국인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장비 파트너 회사' 소속 250명의 직원도 구금됐으며, 이들 대부분도 한국인이었다.
한국 정부는 체포된 300명의 한국인이 모두 유효한 취업 비자를 소지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한국 정부는 목요일 단속에서 구금된 자국민들을 본국으로 송환하는 협상을 타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단속은 트럼프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지 10일 만에 벌어졌다. 이 회담에서 한국 기업들은 미국 내 1500억 달러 투자를 약속한 바 있다. 한국은 지난 7월에도 트럼프의 관세 위협을 줄이기 위해 35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투자를 약속했으며, 트럼프는 이후 관세율을 15%로 설정했다.
이 제조 단지는 한국 자동차 제조업체와 협력업체들의 260억 달러 규모 미국 투자의 일부다. 미국 정부는 기업들에게 현지 근로자 고용을 압박하고 있지만, 한국 기업들은 해당 지역에서 숙련된 근로자를 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번 단속으로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 작업이 중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