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고 가면 없다…3000원대에 잠시 풀리자 불티나게 팔린 ‘한국인 필수 채소’
2025-09-09 09:28
add remove print link
4만 2000포기 확보했으나 조기 소진
최근 대형마트에서 진행된 고랭지 배추 할인 행사가 품절 사태로 이어졌다. 강원도 강릉 지역의 극심한 가뭄으로 생산량이 감소한 가운데, 소비자 수요가 몰리며 준비된 물량이 빠르게 동났다.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고래잇 페스타’ 할인 행사에서 고랭지 배추 4만 2000포기 이상을 확보했으나 대부분 점포에서 조기 소진됐다. 행사가는 한 포기당 3980원으로, 정상가보다 30% 이상 낮게 책정됐다. 현재는 5980원으로 가격이 인상됐다.
이마트 관계자는 “점포별 차이는 있으나 대체로 오후 늦게나 저녁 시간대에 모두 팔려나갔다”며, “배추 가격이 높은 상황에서 특가로 제공되며 높은 반응을 얻었다”고 전했다.
고랭지 배추의 가격은 최근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여름 고랭지 배추 상품의 평균 소비자가는 한 포기당 6701원으로, 전월 대비 4.9% 올랐다. 중품 기준으로는 6290원으로, 전월 대비 4.9%, 평년 대비 6.0% 상승했다.
배추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은 폭염과 폭우, 이어지는 가뭄 등 이상기후다. 여름 배추는 해발 400m 이상 고랭지에서만 재배되는데, 7~8월의 고온과 집중호우, 그리고 최근 강릉 지역의 극심한 가뭄으로 작황이 부진했다. 이로 인해 속잎이 썩는 꿀통 현상이나 끝부분이 마르는 증상이 발생하며 상품성이 저하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는 “현재 출하 중인 포전 대부분에서 생리장해가 나타나고 있어 품질이 떨어지고 있다”며, “고온이 지속될 경우 병해와 생리장해 확산이 우려돼 지속적인 예찰과 방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여기에 배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배경에는 김치 수요도 한몫하고 있다. 김치는 한국인의 식탁에서 빠질 수 없는 주된 반찬이며, 하루 세 끼 중 어느 때라도 곁들여 먹는 기본 음식이다. 따라서 김장철이 아니더라도 김치를 담그거나 보충하는 가정 수요가 꾸준하다. 특히 추석을 앞두고 가족 단위의 모임이나 제사 준비로 인해 배추 수요가 더 늘어난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농축수산물 소비자물가는 전월 대비 4.8% 올라 13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채소류 중에서는 배추가 51.6% 상승했고, 파프리카(52.1%)와 시금치(50.7%)도 큰 폭으로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