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는 곳 속출…수확하는 족족 일본에 수출했는데 최근 비상 걸린 '이 채소'

2025-09-09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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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 현상 장기화하며 수출 포기하거나 작물 변환하는 곳 많아져

경남의 대표적인 수출 농산물 중 하나인 파프리카가 일본 엔저 현상이 길어지면서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파프리카 재배농가 / 농림축산품부 제공
파프리카 재배농가 / 농림축산품부 제공

일본 엔저 현상이 장기화하면서 경남의 파프리카 농가가 수출을 점차 포기하거나 작물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경남의 수출 농산물 중 하나인 파프리카는 대부분 일본으로 수출된다. 최근 5년 사이 엔저 현상과 현지 채소 소비 감소 등 영향으로 전체적인 파프리카 시장이 주춤한 상태지만 일본 시장에서 여전히 한국은 최대 파프리카 수출국이다. 농식품수출정보(KATI)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이 수입한 파프리카 1만 9679t 중 75.7%인 1만 4906t이 한국산이었다. 네덜란드나 뉴질랜드 등 일본에 파프리카를 수출하는 다른 국가보다 크기와 색깔이 거의 균일한 안정성이 월등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사임 등으로 정치 리스크가 엔화와 장기 국채의 동반 약세를 이끌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경남 파프리카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앞으로 수출을 포기하거나 작물을 전환하는 농가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 8일 KBS에 따르면 13년째 파프리카 농사를 짓는 김 씨는 그간 생산량 절반을 일본에 수출해 왔지만 3년째 떨어진 엔화 환율 때문에 걱정이 늘어나고 있다. 100엔에 우리 돈 1050원이 돼야 수지 타산이 맞지만 900원대에 머무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김 씨는 "이 정도로는 채산성을 맞출 수 없어서 수출 파프리카 산업을 접고 다른 작물로 전환하는 농가도 있는 실정이다"라고 말했다.

실제 엔저 현상이 지속되면서 경남 파프리카 수출 농가 30~40%가 아예 수출을 포기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또 20~30%는 수출 물량을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배 농가도 162농가에서 4년여 만에 140농가로 13.5%가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 정부의 수출 물류비 지원이 지난해부터 중단되면서 파프리카 농가의 부담은 더 커진 상태다.

문제는 줄어든 수출량만큼 파프리카 국내 공급이 늘어나면 가격 폭락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최근 국내 파프리카 가격은 최대 4배까지 시세가 불안정하게 나타나며 이전까지 안정적인 수익을 유지해 온 농가엔 큰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엔저 약세 장기화에 대비해 수출 대상국 다변화와 해외 마케팅 강화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편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지난 7일 사임 발표를 하면서 정치 리스크가 엔화뿐만 아니라 장기 국채의 약세까지 이끌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이런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후임 총리의 성향에 따라 현재 상승세인 일본 증시가 추가 동력을 얻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채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이시바 총리의 사임은 단기적으로 정치적 공백을 야기해 금융시장 변동성을 확대시키겠으나 차기 총리의 정책 방향에 따라 관련 업종의 차별적 수혜가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시바 총리의 사임으로 재정·통화·에너지 정책 추진에 일시적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라며 "단기적으로는 일본 정치 및 경제 환경에 불확실성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엔화의 약세 흐름도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예측했다. 정치적 혼란 국면에서 일본 은행(BOJ)가 금리를 인상할 경우 국채금리 급등으로 연결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그는 "BOJ가 '정치 안정 후 재검토'라는 신중한 접근을 취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판단했다.

앞서 이시바 총리는 지난 7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자민당 총재직 및 총리직 퇴임 의사를 밝혔다. 이 같은 결정에는 2024년 중의원 총선·2025년 참의원 선거 연속 패배 내각 지지율 하락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김 연구원은 지난 7월 이시바 내각 지지율이 21.6%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고 했다.

home 한소원 기자 qllk338r@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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