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졌다가 치사율 100%…최근 인천 도심에 자주 나타나 난리 난 '야생 동물'
2025-09-09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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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공원에서 너구리 출몰 잦아
최근 인천에서 야생동물 너구리가 잇따라 발견되며 화제가 되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오는 12일 송도지타워에서 'IFEZ 공원 내 너구리 출몰에 따른 전문가 자문'을 열고 야생동물 보호와 관리, 시민 안전을 위한 공원 운영 방안 등을 논의한다고 밝혔다.
최근 송도, 청라, 영종 등 도시가 확장되면서 야생동물의 서식 환경이 변화해 도심 공원에서 너구리 출몰이 잦아지고 있다.

이번 자문에는 '너구리 박사'로 알려진 박병권 원광디지털대학교 교수가 초청된다. 12일 오후 3시부터 진행되는 회의에는 경제청, 지자체 공무원, 인천시설공단 직원이 함께 참여해 공원 내 너구리 출몰 문제와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경제청과 해당 지자체는 이미 출몰 지역에 너구리 출몰지점 안내와 안전 행동 요령을 담은 현수막을 게시했으며 포획틀을 설치하고 도심 공원과 하천 일대에 감염병 예방약을 살포하는 등 여러 조치를 취하고 있다.
또 출몰이 빈번하다고 제보되는 글로벌 파크에서는 전문가가 예상 서식처 등을 확인하는 현장에서 자문도 이어질 예정이다.
최윤오 환경녹지과장은 "이번 전문가 자문을 통해 시민들의 안전을 지키고, 공원에 서식하는 야생동물도 함께 보호할 수 있는 관리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며 "유관 기관들이 합심해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공원 환경을 만들어가겠다"고 전했다.
◈ 이색적인 개과 동물, 너구리
개과 동물인 '너구리'는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서식하는 야생 포유류로, 몸길이는 보통 45~70cm, 체중은 3~10kg 정도로, 계절에 따라 체중이 크게 변하는 것이 특징이다. 겨울에는 지방을 비축해 몸무게가 두 배 가까이 늘어나며 두텁고 밀집된 털 덕분에 혹한을 견딜 수 있다. 꼬리는 짧고 풍성하며, 귀가 작아 체온 손실을 최소화한다.
너구리는 야행성 동물로 낮에는 은신처에서 머물고 주로 밤에 활동한다. 잡식성으로 알려져 있으며, 곤충, 작은 포유류, 양서류, 파충류, 어류뿐 아니라 각종 과일과 씨앗을 먹는다. 기회가 될 경우 사람들의 음식물 쓰레기나 농작물도 섭취하는 등 환경 적응력이 매우 뛰어나다. 다른 개과 동물들과 달리 나무를 오를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어 도피와 은신에 유리하다.
번식기는 보통 봄철로, 암컷은 약 60일의 임신 기간을 거쳐 5~7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부부가 함께 새끼를 돌보는 습성을 보이는 점도 개과 동물 중 드문 특징이다.
◈ 귀여워 보여도 만지면 위험하다
방역 측면에서 너구리는 오래전부터 광견병 매개 가능성이 있는 종으로 분류돼 왔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세계동물보건기구(WOAH)는 너구리를 포함한 개과 야생동물을 광견병 관리의 주요 대상으로 규정한다. 광견병은 리사바이러스 속 바이러스가 원인으로, 감염되면 중추신경계를 침범해 공격성, 침 분비 과다, 마비 증상을 일으키며, 증상 발현 시 치사율이 사실상 100%에 이르는 치명적인 인수공통감염병이다.
전문가들은 야생 너구리를 직접 만지거나 접촉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광견병은 침이나 상처를 통해 쉽게 전염될 수 있기 때문에 단순한 접촉도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 만약 야생 개체와의 물리적 접촉이나 교상이 발생했을 경우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 예방 접종 등 적절한 조치를 받아야 한다. 너구리는 외형상 귀여워 보이지만 사람과 가까이에서 다루거나 만져서는 안 되는 대표적인 야생동물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