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어디서 튀어나왔지? 대낮 청계천에 나타난 '30cm' 야생동물 정체

2025-09-13 09:30

add remove print link

서울 한복판 청계천에 깜짝 등장한 야생동물

서울 한복판 청계천에 예상치 못한 야생동물이 깜짝 등장해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서울 청계천에서 포착된 야생동물 / 유튜브 '보여주다 구구 (Showcase koo koo)'
서울 청계천에서 포착된 야생동물 / 유튜브 '보여주다 구구 (Showcase koo koo)'

최근 한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상에는 대낮 청계천 산책로에 나타난 작은 야생동물의 모습이 담겨 눈길을 끌었다. 발을 담그고 더위를 피하는 시민들과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로 자연스럽게 나타난 이 동물의 정체는 바로 족제비였다.

영상 속 족제비는 몸길이가 약 30cm 정도로, 황적갈색 털과 미끈한 몸매, 짧은 다리가 특징적이었다. 족제비는 수컷의 경우 몸길이가 26~35cm, 꼬리 길이가 10~20cm로 암컷보다 큰 편이다.

대낮 청계천 산책로에 나타난 족제비 / 유튜브 '보여주다 구구 (Showcase koo koo)'
대낮 청계천 산책로에 나타난 족제비 / 유튜브 '보여주다 구구 (Showcase koo koo)'

몸 윗면과 네 다리, 꼬리는 황색이며, 이마 부분은 거무스름한 갈색이다. 뺨과 몸 아랫면은 진한 황토색을 보이고, 입술과 턱 사이에는 선명한 흰색 무늬가 있어 식별하기 쉽다. 뾰족한 주둥이와 작은 귀, 입 양쪽의 흰색 무늬도 주요 특징이다.

족제비는 보통 농경지 밭둑이나 냇가의 큰 바위 근처에 구멍을 파고 서식한다. 집쥐나 들쥐, 개구리 등을 주로 잡아먹어 인간에게는 도움이 되는 동물로 여겨지지만, 때로는 민가에 침입해 가금류를 해치기도 한다. 한국을 비롯해 만주, 우수리강 유역, 일본 대마도 등 동북아시아 전역에 분포한다. 국내에서는 숲, 하천, 농경지는 물론 도시 외곽이나 도심 하천에서도 관찰된다.

시민들로 북적이는 서울 청계천 / 뉴스1
시민들로 북적이는 서울 청계천 / 뉴스1

족제비는 야행성에 가까운 습성을 가지고 있으며, 둥근 귀와 빠른 걸음걸이, 영리한 성격이 특징이다. 주요 먹이는 들쥐, 작은 새, 설치류, 양서류, 곤충 등이며, 청계천 같은 도심 하천에서는 도마뱀과 개구리도 사냥한다. 한 번에 2~10마리의 새끼를 낳으며 최대 7년까지 생존할 수 있다.

생태계에서 족제비는 천적 포식자로서 쥐 등 설치류 개체수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이런 족제비가 청계천에 나타난다는 것은 도시 하천 생태계가 건강하게 회복되고 있다는 긍정적 신호로 해석된다.

일반적으로 황족제비나 한국족제비로 불리는 종은 국내에서 아직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도심과 농촌 지역에서 비교적 흔하게 관찰되는 편이다.

족제비 / 국립생물자원관 홈페이지
족제비 / 국립생물자원관 홈페이지

하지만 무산쇠족제비는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되어 엄격히 보호받고 있다. 몸집이 매우 작고 관찰이 어려워, 올해 7월 지리산에서 8년 만에 발견될 정도로 개체수가 적고 멸종 위험이 높다.

지난 7월 지리산국립공원에서 발견된 멸종위기종 무산쇠족제비 / 환경부 제공
지난 7월 지리산국립공원에서 발견된 멸종위기종 무산쇠족제비 / 환경부 제공

시민들이 야생 족제비를 마주쳤을 때는 안전수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온순해 보여도 위협을 느끼면 물거나 공격할 수 있어 가까이 다가가서는 안 된다. 소리를 지르거나 뛰는 등 급작스러운 행동도 금물이며, 천천히 뒤로 물러나 거리를 두는 것이 안전하다.

직접 만지거나 포획하는 행위, 먹이 주기도 피해야 한다. 야생에서 사람에게 익숙해지면 방생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려동물과의 접촉도 차단해야 하며, 족제비과 동물은 드물지만 광견병 등 인수공통 전염병의 매개체가 될 수 있어 신체 접촉 시 즉시 비누로 깨끗이 씻어야 한다.

다친 동물이거나 비정상적인 행동을 보이는 경우에는 절대 포획하지 말고 즉시 해당 지역 야생동물 보호기관에 신고해야 한다. 서울의 경우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에 연락하면 된다. 불가피하게 구조해야 할 상황에서는 두꺼운 장갑 등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전문기관에 인계하는 것이 원칙이다.

만약 족제비에게 물린 경우에는 즉시 흐르는 물에 상처를 깨끗이 씻고 소독제를 사용한 뒤, 병원이나 보건소에서 광견병 예방 등 적절한 조치를 받아야 한다.

유튜브, 보여주다 구구 (Showcase koo koo)
home 윤희정 기자 hjyun@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