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가 꼽은 TOP3…광어 폐사 속출하자 본격 양식 추진한다는 '고급 횟감'
2025-09-09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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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고수온 영향으로 넙치 221만 마리 폐사…역대 최대 규모 피해
고수온으로 인한 양식장 광어 폐사가 속출하자 제주도가 대체 어종 도입을 추진하는 데 나섰다. 그중에는 고급 횟감으로 알려진 긴꼬리벵에돔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이목을 끌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해양수산연구원은 제주 해역 서식 어종인 긴꼬리벵에돔과 말쥐치를 활용한 혼합 어종 양식 실증 연구에 나선다고 9일 밝혔다.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 지역 양식장은 총 378곳으로, 이 가운데 90%가 넘는 354곳이 넙치 등 어류를 기르고 있다. 제주의 주력 수산물인 넙치는 현재 약 5500만 마리가 사육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기후 변화로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면서 폐사가 잇따르고 있다.
고수온으로 발생한 양식 광어 폐사 피해는 2021년 10만 2000마리(1억 7000만 원), 2022년 38만 8000마리(4억 8000만 원), 2023년 93만 1000마리(20억 4000만 원)로 매년 급증해 왔다. 적정 사육 수온이 21~25도인 광어가 28도 이상의 고수온에 노출되면 용존 산소 부족과 스트레스로 면역력이 저하돼 대량 폐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고수온 영향으로 도내 양식장 77곳에서 넙치 221만 마리가 폐사해 역대 최대 규모인 54억 원 상당의 피해가 발생했다.
올해 역시 제주에 지난 7월 9일 고수온 주의보가 발효된 이후 현재까지 경보가 유지되고 있으며 지난 3일 기준 연안 표층 수온은 약 30.4~30.8도로 지난해 같은 기간(26.8~30.5도)보다 높은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폐사가 잇따르자 해양수산연구원은 광어에 집중된 양식 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해 긴꼬리벵에돔과 말쥐치 양식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미 자연산 어미 확보와 종자 생산까지 성공한 상태다.

고급 횟감으로 알려진 긴꼬리벵에돔은 벵에돔과 유사한 아열대 어종으로 고수온 적응력이 뛰어나다. 생선회 전문가인 유튜브 '입질의추억TV' 운영자 김지민 씨는 과거 가장 맛있었던 생선회 TOP3 중 3위로 긴꼬리벵에돔을 꼽은 바 있다.
긴꼬리벵에돔은 제주도나 거문도 같은 먼바다 섬에서 월동하다 여름철(6~9월) 연안으로 들어온다. 김 씨는 긴꼬리벵에돔회를 2012년 제주도에서 두 달간 생활하던 때 처음 맛봤는데, 탱글탱글하고 기름진 식감과 입안에서 감도는 고소함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무엇보다 그날 잡았던 긴꼬리벵에돔은 일반적인 녹색 띠 대신 갈색을 띠었는데 이는 먼바다를 회유하며 플랑크톤을 주로 먹은 개체로, 기름기가 더 풍부했던 이유로 보인다고 털어놨다.
또 말쥐치는 조림이나 회로 인기가 많은 어종이지만 최근 어획량이 감소해 양식을 통한 공급이 필요한 상황이다. 말쥐치는 쥐포의 재료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한때 잡히면 버릴 정도로 흔한 생선이었지만 1980년대 이후 급감해 지금은 거의 잡히지 않는다.
해양수산연구원은 이달부터 도내 양식장 4곳에 대체 어종을 보급해 실증을 시작했다. 향후 사육 환경별 양식 데이터를 확보하고 혼합 양식 연구를 확대할 계획이다.
해양수산연구원 관계자는 "최근 기후변화에 따른 수온 상승으로 광어 양식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라며 "대체 어종 개발을 통해 제주의 양식 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제주도는 지난 7월부터 '고수온 대응상황실'을 운영하고 있다. 대응상황실은 액화 산소와 면역 증강제 등 대응 장비를 도내 양식장에 사전 보급했으며 양식 수산물 재해보험 가입 어가의 부담을 줄이고자 자부담액의 60%를 도비로 지원하고 있다. 또 수온 관측망을 통해 실시간 수온 정보를 문자와 누리집으로 어업인에게 상시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