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뚝 연기 먹고 항공유 뿜는 공장…보령 ‘녹색 연금술’ 세계가 주목

2025-09-09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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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 개발 ‘그린올’ 기술, 세계 최대 규모 실증 성공…석탄 도시의 대변신

신에너지 기술(그린올) 실증 시연회 / 보령시
신에너지 기술(그린올) 실증 시연회 / 보령시

석탄화력발전의 중심지였던 충남 보령에서 기후위기의 주범인 이산화탄소(CO₂)를 항공유와 플라스틱 원료로 바꾸는 ‘녹색 연금술’이 세계 최대 규모로 실증에 성공했다. 탄소 배출 도시의 상징과도 같았던 화력발전소 굴뚝이 미래 친환경 에너지 생산의 전초기지로 탈바꿈하는 순간이다.

보령시는 8일 한국중부발전 보령발전본부에서 김동일 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 KIST, LG화학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그린올(Green-ol) 신에너지 기술 실증’ 시연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그린올’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개발한 차세대 이산화탄소 포집·활용(CCU) 기술이다. 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에 전기화학 반응을 일으켜 지속가능 항공유(eSAF), 그린 에탄올, 플라스틱 원료 등으로 전환하는 탄소중립 핵심 기술로 꼽힌다.

이번에 보령화력에 구축된 실증 플랫폼은 하루 300kg의 이산화탄소를 처리해 200kg의 일산화탄소를 생산한다. 이는 2023년 독일에서 진행된 6kg 규모 실증을 훌쩍 뛰어넘는 세계 최대 규모다. 여기서 생산된 일산화탄소는 바이오 공정을 거쳐 항공유의 원료인 헥산올로 재탄생한다.

이번 실증 성공은 지난해 보령시가 ‘CCU 메가프로젝트’ 부지로 선정된 이후 나온 첫 가시적 성과로, 향후 대규모 사업화와 지역 산업 고도화의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다.

김동일 보령시장은 “보령은 석탄화력 중심의 산업 구조에서 벗어나 탄소중립을 선도하는 도시로 전환하고 있다”며 “이번 실증을 통한 기술 상용화로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은 물론, 친환경 신산업 육성과 eSAF 시장 선점 등 다양한 효과를 통해 보령이 친환경 에너지 산업의 중심지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home 양민규 기자 extremo@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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