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서 못 사먹었는데...곧 수확되는 신품종 '국민 과일' 정체
2025-09-1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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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의 미래를 밝힐 달콤한 혁신
3년 만에 탄생한 슈퍼 사과의 비밀
충북 충주에 새로운 사과 품종이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름은 ‘이지플(Easyple)’. 나무를 심은 지 불과 3년 만에 탐스러운 열매를 맺으며 본격 수확을 앞두고 있다. 재배 농가와 소비자 모두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지플은 기존 품종인 홍로와 감홍을 교배해 2020년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신품종이다. 껍질이 두꺼워 탄저병에 강하고, 가지치기 관리도 쉬워 병충해 대응력과 노동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농가 입장에서는 일손을 줄이면서도 고품질 과일을 생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받는다. 실제로 충주에서 이지플을 재배 중인 박영민 농민은 “도장지(헛자라는 가지)가 적어 관리가 편하고, 착색과 당도 모두 유리하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맛이다. 평균 당도 16.7브릭스, 산도 0.41%를 기록해 기존 홍로보다 달콤하면서도 새콤한 맛을 선사한다. 저장성 또한 뛰어나 기존 중생종보다 더 오래 두고 먹을 수 있어 시장 경쟁력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충주시는 사과 산업의 미래를 이끌 차세대 품종으로 이지플을 점차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 재배 면적은 15ha 규모지만, 2028년까지 묘목 3만 그루를 자체 생산해 2030년까지 100ha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현재 충주 사과 생산량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만생종 부사 중심 구조를 탈피해, 새로운 균형을 만들어가려는 전략이다.
실제 충주시는 올해만 과수화상병으로 사과 재배 면적이 15ha 줄어드는 타격을 입었다. 이런 상황에서 저장성과 당도가 뛰어난 신품종을 확보하는 것은 지역 농가에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 진정대 충주시 사과팀장은 “생산 기반은 이미 갖춰진 만큼 앞으로는 농가 확대와 재배 기술 지원에 힘쓸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9일 충주 산척면 명서리에서는 이지플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현장 평가회도 열렸다. 이 자리에는 농가, 농협 관계자, 사과발전회 회원 등 40여 명이 참석해 수체 생육, 과실 특성, 병해충 저항성, 재배 사례를 공유했다. 참가자들은 “이지플이 기존 품종의 한계를 보완할 현장 적응성과 경쟁력을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현장 분위기도 긍정적이다. 이호삼 사과발전회장은 “이지플은 충주형 신품종으로 농가 소득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며 “재배 기술 보급을 강화해 충주가 대한민국 사과 중심지로 자리매김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충주시는 국립원예특작과학원과 협력해 묘목 안정 공급 기반도 마련한 상태다. 이를 토대로 향후 ‘이지플’을 충주 사과의 대표 브랜드로 키워나가겠다는 목표다. 조길형 충주시장은 “이지플은 충주 사과 산업의 미래를 열어갈 대체 품종”이라며 “2030년까지 재배 면적 확대를 반드시 이뤄내 충주사과의 명성을 한층 더 높이겠다”고 밝혔다.

과수화상병과 가격 변동 등으로 흔들렸던 충주 사과 산업이 이지플을 통해 새로운 반전을 맞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소비자들에겐 더 달콤새콤하고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는 신품종, 농가엔 안정적인 소득원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