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가 아침에 햄버거를 절대 팔지 않는 이유, 알고보니…

2025-09-10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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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 30분까지 '맥모닝' 조식 메뉴만 판매

이따금 식사할 여유조차 없이 바쁜 날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메뉴가 햄버거다. 단일 식사로서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이 비교적 고르게 포함돼 있어 ‘간편하면서도 든든한’ 식사로 여겨진다. 특히 24시간 영업하는 매장이 많은 맥도날드는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숨 돌릴 수 있는 공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서울의 한 맥도날드 매장  / 연합뉴스
서울의 한 맥도날드 매장 / 연합뉴스

그러나 아침 시간대엔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를 주문할 수 없다. 맥모닝이라는 전용 조식 메뉴만 판매되기 때문이다. 햄버거 수요가 있는 아침 시간에도 버거류를 팔지 않는 이유는 조리 시스템과 매장 운영 효율성, 브랜드 전략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 맥모닝 전용 시간 운영…조리 시스템 달라

한국맥도날드는 맥모닝 시간대(새벽 4시~오전 10시 30분)와 일반 시간대로 메뉴를 이원화해 운영하고 있다. 맥모닝 시간에는 맥머핀, 핫케익, 해시 브라운, 치킨 스낵랩 등 전용 메뉴만 취급한다. 반대로 햄버거, 감자튀김, 맥너겟 등 일반 메뉴는 이 시간대에 판매하지 않는다.

이 같은 운영 방식은 요일이나 국가에 따라 세부 차이가 있지만, 전 세계 맥도날드의 공통된 전략이다. 핵심 이유는 조리 설비와 재료 관리 방식 차이 때문이다. 햄버거용 패티나 치킨, 아침 메뉴인 계란 패티나 해시 브라운을 동시에 보관·조리하기 어렵다.

◆ '올데이 브렉퍼스트' 실패한 미국 사례

과거 미국 맥도날드는 고객 요청에 따라 ‘올데이 브렉퍼스트’를 도입했다. 아침 메뉴를 하루 종일 판매한 이 정책은 초반 긍정적 반응을 얻었지만 5년 만에 중단됐다. 공간 부족과 복잡한 조리 절차, 직원 과부하, 폐기율 상승 등의 문제로 운영 효율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맥도날드 자료사진 / In Green-shutterstock.com
맥도날드 자료사진 / In Green-shutterstock.com

특히 맥도날드 주방에 설치된 ‘유니버셜 홀딩 캐비닛(UHC)’의 물리적 한계가 결정적이었다. 이 장비는 조리 완료된 패티나 해시 브라운을 따뜻하게 보관하는데, 공간이 한정돼 있어 아침과 점심 재료를 동시에 보관하기 어렵다. 결국 점심·저녁용 메뉴를 위한 공간 확보를 위해 조식 메뉴는 아침 시간에만 제한적으로 운영하게 됐다.

◆ 한국맥도날드도 글로벌 기준 따르고 있어

한국 내 매장도 글로벌 전략에 맞춰 동일하게 운영되고 있다. 맥도날드는 아침 시간에는 테이크아웃 수요가 많고 조리 속도가 중요하기 때문에 메뉴를 단순화하는 방향으로 운영 효율을 높이고 있다. 동시에 직원 부담을 줄이고 고객 응대를 원활하게 하기 위한 조치이기도 하다.

다만 예외 매장도 존재한다. 양주휴게소 DT점과 마장휴게소점은 맥모닝 메뉴를 취급하지 않으며, 이 시간에도 일반 햄버거류를 판매한다. 과거 서울역점에서도 아침 시간대 버거류를 함께 판매한 사례가 있었지만 현재는 맥모닝만 운영하고 있다.

◆ 경쟁사들도 아침 메뉴 확대 중

맥도날드 햄버거 자료사진 / 8th.creator-shutterstock.com
맥도날드 햄버거 자료사진 / 8th.creator-shutterstock.com

국내 경쟁 패스트푸드 브랜드들도 아침 시간대 공략에 나서고 있다. 롯데리아는 ‘리아모닝’을 오전 4시부터 10시 30분까지 운영하며, 버거킹은 ‘킹모닝’을 오전 4시부터 11시까지 판매 중이다. 맘스터치는 안양 석수역 DT점, 제주 오라이동 DT점 등 일부 매장에서만 ‘맘스모닝’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한국맥도날드 측은 아침 시간에도 햄버거 수요가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지만, 전반적인 고객 경험과 운영 효율을 고려해 아침에는 아침 메뉴에 집중하는 것이 글로벌 전략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특정 매장이나 수요가 많을 경우 일부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여지는 남겨 두고 있다.

home 김지현 기자 jiihyun121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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