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지도 못한 게 나왔다” 한국 농수로에서 잡힌 물고기 정체
2025-09-1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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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농수로에서 발견된 민물고기 정체
한 유튜버가 시골 농수로에서 생태계 탐사를 하던 중 예상치 못한 민물고기를 발견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9일 유튜버 '정브르'는 '시골 농수로와 그 주변에는 어떤 생물들이 살까요'라는 제목의 영상을 업로드했다. 이 영상에서 정브르는 '중학생 파브르'로 불리는 유튜버 김좀말벌씨와 함께 농가 주변 논두렁 농수로와 작은 웅덩이에서 채집 활동에 나섰다.
이들은 뜰채와 페트병으로 만든 통발을 이용해 다양한 수중 생물을 채집했다. 초기에는 잠자리 유충과 호랑나비 애벌레, 왕잠자리 유충 등을 발견하며 농수로 생태계의 풍부함을 확인했다.
그런데 뜰채질을 하던 중 작은 민물고기 한 마리가 잡혔다. 이를 본 정브르는 "어? 이거 뭐지? 이야 이거 어떻게 유입이 됐지? 진짜 신기하다. 생각지도 못한 게 나왔다"라고 말했다.


이 물고기의 정체는 바로 '동사리'였다. 동사리는 한반도 고유종으로 전국 하천과 호수 등 깨끗한 민물에 서식하는 토종 민물고기다. 몸이 전체적으로 길고 원통형이며, 머리는 위아래로 납작하고 주둥이가 짧은 편이다. 입이 크며 아래턱이 위턱보다 길어 독특한 외형을 가지고 있다.
동사리는 지역별로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꾸구라지, 구구락지, 꾸구리, 똥꼬, 뚝지, 멍텅구리 등의 별칭이 있으며, 영어로는 'Korean dark sleeper'로 불린다. 주로 야행성으로 활동하며 수서곤충이나 작은 어류 등을 잡아먹는 육식성 물고기다.
진행자는 "동사리가 여기 있다는 건 수서곤충을 먹어서 사는 것도 있겠지만 다른 물고기 종류가 있다는 거다. 동사리는 육식어종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동사리 발견의 생태학적 의미를 강조했다.


실제로 영상에서는 동사리 외에도 송사리, 장구애비(민물새우의 일종), 약 9cm 크기의 왕사마귀, 왕귀뚜라미 등 다양한 생물들이 발견됐다. 특히 왕잠자리 유충의 경우 하루에 수십만 마리의 장구벌레를 먹고, 성충이 되면 하루에 모기 100마리 이상을 잡아먹는다고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동사리는 하천 상·중류의 유속이 완만하고 모래나 자갈이 많은 곳에 서식한다. 산란기는 4~8월이며 수컷이 돌 밑에 알을 붙이고 부화할 때까지 지키는 특성이 있다. 강원도의 동해로 유입하는 하천을 제외한 우리나라 거의 전역에서 발견되는 우리 고유종이다.
정브르는 "한국이어서 송사리가 있고 (동사리 같은) 다른 어종들이 있는 거지. 사실 해외에 가면 이런데 구피가 있다. 보잘 것 없는 것 같아도 되게 아름답다"라며 한국 농수로 생태적 가치를 언급했다.
이번 발견은 시골 농수로가 단순한 물길이 아닌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하는 소중한 생태 공간임을 보여줬다. 특히 동사리와 같은 토종 어류의 발견은 국내 농수로 생태의 다양성과 건강성을 드러내는 지표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