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귀하길래…금채기에도 불법 채취되는 10억 들인 '한국 수산물' 정체
2025-09-1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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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바다의 귀한 보물
제주도를 대표하는 수산물인 오분자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바로 전복과 비슷하게 생긴 오분자기가 그 주인공이다.

오분자기는 예부터 제주 해녀들의 주 수입원이자 제주 바다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남획과 해수면 온도 상승 등 환경 변화로 개체 수가 급감하면서 예전보다 보기 힘들어졌다. 이제는 제주 바다의 보물로 불릴 만큼 귀한 존재다.
오분자기가 얼마나 귀한지는 최근 제주도청이 발표한 정책에서도 엿볼 수 있다. 지난달 25일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문대림·김한규·위성곤 국회의원과 당정협의회 회의를 열고 '10대 우선 사업'을 설명했다. 그 가운데 해양수산 분야에는 10억원을 들여 오분자기 산란·서식장을 조성하는 사업을 포함시켰다.
이처럼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자원 회복에 나설 정도로 오분자기는 보존의 시급성을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오분자기를 둘러싼 불법 채취 행위는 끊이지 않고 있다.

오분자기는 제주 외 지역에 7월부터 8월까지 금어기가 지정돼 있으며 제주는 8월 전체가 금어기다. 이는 산란기에 어미를 보호해 자원을 증식시키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평상시에도 높은 가격을 유지하는 고급 해산물인 만큼 오분자기는 불법 어업의 표적이 되고 있다. 특히 제주에서는 소라와 함께 금채기 불법 채취가 가장 잦은 해산물로 꼽힌다. 해경과 지자체의 단속에도 불구하고 암암리에 이뤄지는 불법 조업은 오분자기 자원 회복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지난달 10일 제주해경 관계자는 제주메일에 "최근 소라 금채기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몰라 단속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단속 시 처벌기준이 높은 만큼 소라와 오분자기(7~8월) 등 금채기간과 체중·체장 등 관련법 기준을 준수해 소중한 수산자원이 무분별하게 남획되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오분자기는 전복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크기가 훨씬 작고 껍데기 구멍이 많아 쉽게 구별된다. 과거에는 밥반찬으로 즐겨 먹을 만큼 흔했던 제주의 대표적인 해산물이었다. 지역 경제의 버팀목이자 귀중한 해양 자원인 오분자기를 보호하기 위해 관계 기관의 노력은 물론 이를 아끼고 보존하려는 사회적 인식이 더욱 절실한 시점이다.
오분자기를 활용한 대표적인 요리는 다음과 같다.
오분자기 뚝배기: 오분자기 요리 중 가장 유명한 메뉴다. 멸치와 다시마로 우려낸 시원한 국물에 오분자기와 된장을 넣고 끓인다. 깊은 국물맛과 뛰어난 감칠맛이 요리의 포인트다. 제주도의 많은 식당에서 맛볼 수 있는 대표적인 향토 음식이기도 하다.
오분자기 구이: 불판에 버터나 소금을 살짝 뿌려 구워 먹는 방식이다. 오분자기 본연의 쫄깃한 식감과 고소한 맛을 그대로 즐길 수 있어 재료의 신선함이 중요하다.
오분자기 돌솥밥: 갓 지은 뜨거운 돌솥밥 위에 오분자기를 올려 풍부한 해산물 향과 함께 밥을 즐기는 요리다. 뜨거운 돌솥에서 나는 구수한 향과 오분자기의 감칠맛이 어우러져 별미로 꼽힌다.
오분자기 죽: 찹쌀과 함께 끓여내는 죽으로 오분자기의 내장을 넣어 고소한 맛을 더한다. 부드럽고 영양이 풍부해 원기 회복이나 환자식으로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