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액 무려 2억…전남서 10만 마리 넘게 우르르 떼로 죽은 '인기 수산물'
2025-09-1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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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온이 부른 적조 재앙
전남 여수에서 올해 들어 첫 적조 피해가 확인되며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11일 전남도와 여수시에 따르면 최근 여수시 돌산읍에 위치한 네 곳의 양식어가에서 어류 집단 폐사 신고가 잇따라 접수됐다.
조사 결과 참돔 7만 마리와 돌돔 3만 4000마리, 숭어 2000마리, 농어 500마리 등 총 10만 6500여 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집계됐다. 피해 규모는 잠정 약 2억 48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전남 해상에서 적조로 피해가 발생한 것은 지난 2019년 이후 6년 만이다. 이번 현상은 장기간 이어진 고수온으로 인해 적조 생물인 코클로디니움이 빠르게 증식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수산 당국은 앞으로 추가 피해 가능성도 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한때 29도에 가까웠던 여수 인근 바다 수온은 최근 24도 이하로 내려간 것으로 알려졌으나, 여수와 고흥을 비롯한 전남 동부 해역과 가막만, 득량만 일대에는 이미 적조주의보가 추가로 내려졌고, 완도 등 서부 해역에는 예비 특보가 발령됐다.
주의보 발령 해역에서는 참돔, 감성돔 등 6407만 마리의 양식 어류가 사육되고 있으며, 이 가운데 423만 마리는 피해를 줄이기 위해 긴급 방류가 이뤄졌다.
전남도와 시·군은 특보 확대에 맞춰 방제와 예찰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현재까지 황토 5350톤이 살포됐으며, 황토 운반선과 포크레인 등 장비 51대, 선박 164척이 투입돼 대응이 진행 중이다.
◎ 양식 어류 위협하는 '적조'
바다에 적조가 발생하면 양식 어류가 가장 먼저 큰 타격을 입는다. 적조는 특정 미세 조류가 비정상적으로 급격히 번식해 바닷물이 붉게 변하는 현상을 말한다. 겉보기에는 단순한 물빛 변화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바닷속 생태계를 위협하는 위험 신호다.
적조가 발생하면 두 가지 문제가 동시에 일어난다. 첫째, 미세 조류가 지나치게 많아지면서 물속의 산소를 빠르게 소모해 어류가 호흡 곤란에 빠진다. 둘째, 일부 적조 생물은 독성 물질을 내뿜어 물고기 아가미를 손상시키거나 신체 기능을 마비시킨다. 이 때문에 양식장에서는 물고기가 짧은 시간에 대량으로 폐사하는 경우가 많다.
양식 어류는 좁은 공간에서 밀집해 길러지기 때문에 적조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 물 한 구획에서 문제가 생기면 수천 마리의 물고기가 동시에 피해를 입어 어민들에게 큰 경제적 손실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