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의 한국인 구금 사태… 미국 언론은 이 사태를 어떻게 볼까

2025-09-11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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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 블룸버그, AP통신, 로이터 등 정책 충돌이라며 미국 비판

지난 4일 미국 조지아주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이하 HMGMA)의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미국 이민세관단속국에 체포돼 구금됐던 한국인들이 석방됐다.

미국 이민단속국의 HMGMA 기습, 한국인 구금 영상 갈무리. / 뉴스1
미국 이민단속국의 HMGMA 기습, 한국인 구금 영상 갈무리. / 뉴스1

이번 사태로 현장 공정이 일시 중단되는 등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했을 뿐 아니라 기업의 대미투자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언론을 비롯한 외신들 역시 이번 사태에 대해 비판적으로 다루고 있으며, "투자 정책과 이민 단속이 충돌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 외신이 본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충돌

미국 이민단속국의 HMGMA 기습, 한국인 구금 영상 갈무리.  / 뉴스1
미국 이민단속국의 HMGMA 기습, 한국인 구금 영상 갈무리. / 뉴스1

6일 워싱턴포스트는 "현대차 공장 이민 단속, 미·한 관계 시험대에 올랐다(Immigration raid on Hyundai plant tests U.S.-South Korea relations)"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조지아주는 현대와 LG에 수십억 달러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일자리 창출을 약속했지만, 연방 정부는 외국 기술자의 비자 상태를 문제 삼아 현장을 단속했다”며 “투자 유치와 불법 고용 단속이 정면으로 충돌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해외 자본을 유치하면서 동시에 강경한 이민 정책을 밀어붙이는 모순이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블룸버그는 공사 중단의 여파를 강조했다. 10일자 기사인 "미국의 단속 여파 확산, 한국 투자에 그늘 드리워(US Raid Disruptions Spread, Casting Pall on Korea Inverstment)"에는 “이번 사태는 단순히 한 현장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 내 다른 한국 배터리 프로젝트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첨단 산업에서 전문 인력이 비자 문제로 제약을 받는다면 투자자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이민단속국의 한국인 구금을 해결하기 위해 출국하는 조현 외교부장관. / 뉴스1
미국 이민단속국의 한국인 구금을 해결하기 위해 출국하는 조현 외교부장관. / 뉴스1

AP통신은 6일 "조지아 이민 단속에서 475명 체포했다고 국토안보부 관계자 밝혀(Homeland security official says 475 people were detained during an immigration raid in Georgia)"라는 기사를 통해 한미간 외교적 부담을 부각했다. “한국 정부가 구금된 자국민 보호를 위해 외교 채널을 가동하고 있다”며 “이번 사건은 미국과 한국 간 외교 관계에 긴장을 불러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의 통신사 로이터 역시 11일자 기사를 통해 이민단속국의 HMGMA 급습 이후 LG에너지솔루션의 다른 공장에서도 한국인들이 귀국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South Koreans head home from more LGES US battery sites after raid, sources say) 매체는 “설비 설치와 시운전에 차질이 생길 경우 공사 일정 지연은 불가피하다”고 전하며 현장의 현실적 차질을 주목했다.

외신들은 공통적으로 이번 단속을 정책 충돌로 규정했다. 해외 자본과 투자를 끌어들이는 동시에 이민 단속을 강화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양면적 접근이 외국 기업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 트럼프 잔류 요청했지만… 구금자 귀국 절차 진행

구금된 한국인을 귀국시키기 위한 전세기가 이륙하고 있다. / 뉴스1
구금된 한국인을 귀국시키기 위한 전세기가 이륙하고 있다. / 뉴스1

한편 HMGMA에서 체포됐던 한국인들은 구금 7일 만인 11일 오전 2시 16분(한국시간 오후 3시 16분)에 석방돼 귀국길에 오른다. 당초 10일 석방이 예정됐으나, 트럼프 행정부가 잔류를 요청하면서 일정이 하루 늦춰졌다. 최종적으로 한국인 316명과 외국인 14명이 귀국을 선택했으며, 한국인 1명만 현지 잔류를 결정했다.

이들은 하츠필드-잭슨 애틀랜타 국제공항에서 대한항공 전세기를 이용해 12일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전세기 운항 비용 약 10억 원은 LG에너지솔루션이 부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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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권혁재 기자 mobomtaxi@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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