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귀엽다…15살 노령 부모 사이에서 기적처럼 태어난 ‘새 생명’ (사진)

2025-09-12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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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태어난 순수 혈통…11월 시민 앞에 첫 선 예정
이름은 시민 공모로 정해질 예정

서울대공원이 멸종위기종 시베리아 호랑이 새끼가 태어난 지 100일을 맞아 출생 당시 모습을 담은 사진을 공개했다.

96일차 사진 / 서울대공원 제공
96일차 사진 / 서울대공원 제공

서울대공원은 지난 6월 6일 현충일 정오 무렵 순수 혈통의 암컷 시베리아 호랑이가 태어났으며 오는 13일로 출생 100일이 된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출산은 2022년 이후 3년 만에 이뤄진 호랑이 탄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특히 새끼의 부모 개체인 ‘로스토프’와 ‘펜자’는 모두 올해 15세로 이미 번식이 쉽지 않은 노령에 속한다. 일반적으로 호랑이는 나이가 들수록 생식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번 새끼의 탄생은 더욱 값진 결실로 평가된다.

두 호랑이는 2010년 러시아 야생에서 태어난 뒤 2011년 한·러 수교 20주년을 기념해 서울동물원에 들어왔다. 국제적으로도 우수한 혈통을 인정받은 개체들로, 세심한 관리와 보살핌 속에 생활해왔다. 새끼 호랑이의 외할머니 개체 역시 러시아 연해주 야생에서 구조된 순수 혈통으로 알려져, 이번 탄생은 국제적으로도 계보 보전의 가치를 크게 인정받는다. ‘아무르호랑이’라고도 불리는 시베리아 호랑이는 과거 한반도에 서식하던 한국 호랑이와 혈통이 같아 그 상징성도 남다르다.

서울대공원은 오랜 기간 호랑이가 안정적으로 번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맹수사 뒤편 관리도로에는 서양측백나무를 촘촘히 심어 관람객과 차량의 소음을 차단했고, 관리도로 개장 시간을 1~2시간 늦춰 호랑이가 충분히 수면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단순히 먹이와 공간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메디컬 트레이닝을 통해 채혈이나 건강검진 과정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줄였으며, 다양한 행동 풍부화 프로그램도 꾸준히 적용해왔다. 이런 노력들이 쌓여 노령의 호랑이가 건강한 새 생명을 품을 수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89일차 사진 / 서울대공원 제공
89일차 사진 / 서울대공원 제공

서울대공원은 현재 새끼 호랑이의 건강을 면밀히 관리하고 있다. 백신 접종은 차례로 진행 중이며 1차부터 4차까지 예방 접종이 끝나는 11월 중순 일반 시민에게 첫 공개가 이뤄질 예정이다. 이름은 시민 공모를 통해 정해질 예정으로 공개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박진순 서울대공원장은 기후 변화와 생물 다양성 위기 속에서 귀한 동물이 태어난 소식을 전할 수 있어 매우 기쁘다며 새끼 호랑이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세심한 관심을 기울여 동물원의 종 보전과 동물 복지 실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89일차 엄마와 함께 / 서울대공원 제공
89일차 엄마와 함께 / 서울대공원 제공
출산 다음날. 새끼 2일차 / 서울대공원 제공
출산 다음날. 새끼 2일차 / 서울대공원 제공

서울대공원은 1984년 5월 1일 개장해 지금까지 동·식물원 2,420천㎡ 부지 안에서 전시와 보전, 교육과 연구 기능을 이어오고 있다. 해마다 약 350만 명이 찾고 있으며 단순한 관람 공간을 넘어 동물과 자연 보전의 의미를 되새기는 장을 마련하고, 동물에게는 더 생태적이고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유인원관과 열대조류관, 맹수사를 리모델링해 동물 복지를 지향하는 전시를 선보이고 있으며 앞으로 해양관과 동양관도 새롭게 단장할 계획이다. 2013년에는 아시아 최초로 돌고래 제돌이를 방류해 동물 복지와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성찰의 계기를 제시하기도 했다.

국제적 희귀종은 물론 국내 멸종위기종의 보존과 번식을 위해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연구를 이어가고 있고, 다양한 보전 교육 프로그램도 꾸준히 운영하고 있다. 현재 포유류 112종, 조류 63종, 파충류 26종, 양서류 9종 등 다양한 종을 보유하고 있으며 천연기념물과 CITES 지정종, 국내 멸종위기종 등도 관리하고 있다.

서울대공원은 단순히 동물을 전시하는 공간을 넘어 생명과 보전의 가치를 공유하는 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오는 11월 새끼 호랑이가 공개되면 시민들이 호랑이를 보러 오는 길에 다양한 전시관과 보전 프로그램을 함께 둘러보며 또 다른 의미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새끼 호랑이 이름 공모 포스터 / 서울대공원 제공
새끼 호랑이 이름 공모 포스터 / 서울대공원 제공
home 정혁진 기자 hyjin2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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