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 미술관 됐다… 전문가와 함께 떠나는 '이색 투어' 정체
2025-09-12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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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 신청, 오는 15일 오후 1시부터
국가유산청이 오는 27일과 다음 달 25일 두 차례에 걸쳐 '2025 근현대건축 문화유산 투어' 행사를 진행한다. '모던시티 군산·부산'을 주제로 두 도시의 대표적인 근현대 건축물을 집중 탐방한다.

이달 군산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여하면 송석기 국립군산대 교수 등의 강연을 들은 뒤 구(舊) 군산세관 본관 및 창고, 구 일본제18은행 군산지점(근대미술관) 등 주요 문화유산을 함께 둘러본다. 또 옛 모습을 되찾고 최근 개방된 구 군산항 여객터미널도 볼 수 있다.
다음 달 부산에서 진행되는 행사에서는 김기수 동아대 교수 등 전문가와 함께 부산 초량동과 수정동에 남아있는 일본식 가옥을 답사한다. 참가 신청은 오는 15일 오후 1시부터 국가유산청과 도코모모코리아 누리집에서 하면 된다. 초등학생 이상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투어를 통해 둘러볼 수 있는 구 군산항 여객터미널은 일제강점기 군산항의 관문 역할을 했던 건물로, 수산업·조선업·여객선 운송 등이 복합적으로 이루어지는 항구였다. 특히 서해권 섬들과의 연안 여객선 노선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군산은 근대사에서 수탈의 아픔을 겪고 이에 항거한 도시로, 일제강점기 근대 문화를 엿볼 수 있는 문화재가 도심 한가운데 보존돼 있다. 일본 나가사키에 본사를 두고 있던 은행 건물인 '근대미술관'을 비롯해 '진포 해양공원', '신흥동 일본식 가옥' 등이 있다.

군산 근대역사거리 인근에 위치한 '근대미술관'은 과거 일본 제18은행 군산지점 건물로 지어졌던 근대 은행 건물을 리모델링해 현재 미술관으로 활용하는 문화시설이다. 일본 금융기관이 군산에 설치한 은행 지점 중 하나로, 이곳에서 농산물 집산 및 금융 서비스 역할을 수행했다.
고려 말 최무선 장군이 화포를 사용해 일본 왜구를 물리친 ‘진포대첩’을 기념하는 '진포 해양공원'은 2008년 일반 개관됐다. 공원 내부에는 실제 병영 모습과 해전·전투 관련 전시를 감상할 수 있는 위봉함이 있으며, 육·해·공 3군의 퇴역 장비 13종 16대도 전시하고 있다. 이 밖에도 4D 시뮬레이터 영상관, 전시 해설, 군 생활 체험 등 체험 중심 전시가 생겨나면서 관광객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일본인이 인구의 절반을 차지했던 군산에는 일본식 가옥인 적산가옥이 남아있다. 그 중에 대표적인 일본식 저택이 히로쓰 가옥이다. 히로쓰는 일본 포목상을 한 인물로, 무사 출신이었던 그의 집안 영향을 받아 집도 일본 사무라이 집의 형태로 지어졌다고 알려졌다.
집 외부를 살펴보면 목재로 지어져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변형 없이 잘 보존돼 있다. 특히 주택 외부에는 공기가 통하는 구멍이 규칙적으로 있고, 지붕 위에서 떨어지는 빗물이 정확하게 배수구로 이동하는 형태를 띠고 있다. 히로쓰 가옥은 현재 등록문화재로 등록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