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 한 마리라도 더 낚겠다며 목숨 걸고 낚시... 사실상 무법지대

2025-09-12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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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시설인 방파제를 사유지처럼 점유하기까지

방파제 테트라포트에서 위험천만한 낚시를 하는 사람. / SBS 뉴스
방파제 테트라포트에서 위험천만한 낚시를 하는 사람. / SBS 뉴스

물고기를 한 마리라도 더 낚겠다는 욕심 하나로 목숨을 담보 삼는 무모한 행위들이 부산의 한 방파제에서 연일 목격되고 있다고 SBS가 11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낚시꾼들은 안전 울타리를 넘나들며 절벽 끝까지 진출하고, 공공시설인 방파제를 사유지처럼 점유하며 불법 영업까지 벌이고 있다.

부산 서구 감천항의 동·서방파제는 사시사철 물고기를 낚을 수 있는 천혜의 낚시터로 불려왔다. 하지만 이곳이 이제는 불법 점유와 무단 영업이 성행하는 무법지대로 전락했다.

감천항 동방파제 곳곳에는 시설물 설치가 엄격히 금지됐음에도 개인이 설치한 텐트들이 버젓이 자리를 잡고 있다. '알박기 텐트'로 불리는 이들 불법 구조물은 장기간에 걸쳐 특정인들이 독점적으로 사용하는 실정이다. 텐트 주변엔 각종 생활용품과 쓰레기들이 무더기로 쌓여 이곳을 찾는 일반 낚시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낚시 성지'로 불리는 부산 감천항 동방파제가 무법지대로 변했다. / SBS 뉴스

일반 낚시객들은 이런 상황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한 낚시객은 SBS에 "이기주의라고 볼 수 있다"며 "처음 보고 너무 놀라서 기분이 굉장히 더러웠다"고 말했다. 또 다른 낚시객은 "국가에서 빨리 그런 걸 없앴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불법 점유자들은 오히려 당당하다. 텐트를 설치하고 잠금장치까지 설치해 개인 사유지처럼 사용하고 있는 한 낚시객은 "이게 누구 땅인데 그렇게 뭐라고 하는 거냐"며 "국민이 노는 자리에 왜 그걸 해라 말라는 거냐"고 반발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낚시꾼들이 모이는 곳을 겨냥한 무허가 매점들까지 등장했다. 이들은 메뉴판까지 세워놓고 음료와 각종 물품을 판매하는 불법 영업을 벌이고 있다. SBS 취재진이 접근하자 이들은 "불법인지 모르겠는데 장사를 하는 것도 아니고 우리 먹으려고 갖다 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텐트 알박기' 모습. / SBS 뉴스
'텐트 알박기' 모습. / SBS 뉴스

더욱 심각한 것은 안전 문제다. 낚시객들의 안전을 위해 설치한 철제 울타리와 안전망이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 일부 낚시객은 이런 안전시설을 뛰어넘어 절벽 끝 위험한 지역에서까지 낚시를 강행하고 있다. 한 낚시객은 "그런 위험은 낚시하는 사람들은 다 마찬가지"라며 "그것보다 더 위험한 곳도 간다"고 말해 심각한 안전 불감증을 드러냈다.

실제로 물고기를 많이 잡겠다는 일념 하나로 구멍 속으로 빠지면 죽을 수 있는 방파제 테트라포트에 올라가 낚시하는 사람도 많다.

절벽에서 낚시하는 모습. / SBS 뉴스
절벽에서 낚시하는 모습. / SBS 뉴스

부산지방해양수산청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 대해 "수년 동안 계도를 했는데 강제력이 없다 보니까 지금까지 계도를 한 상태"라며 "결국 올해까지 자진 철거가 안 돼서 6월 쯤 해경에 일단은 고발한 상태"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제 계도를 넘어선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계고 절차를 간소화하는 특례 조항을 신설하거나 단속 역량을 강화하고 과태료를 올리는 방법들을 고민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부산해수청은 지난 2월 낚시객 등 시민이 사용하고 있는 항만시설에 대한 안전점검을 진행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시 부산해수청은 관할 항만시설 중 중대시민재해 예방 대상 시설에 해당하는 연장 500m 이상의 방파제와 방파제 기능을 하는 호안을 집중 점검한다고 밝혔다.

점검 대상에는 오륙도·조도 방파제, 감천 동·방파제, 다대 서방파제, 신항 동·서 방파제, 신항 웅동 준설토 투기장 외곽호안 등이 포함됐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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