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44년 만에…프로야구 역대급 '대기록' 터졌다

2025-09-12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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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 도입·온라인 콘텐츠 개방, 팬심 자극

한국 프로야구가 출범 44년 만에 정규시즌 누적 관중 2억 명을 돌파하며 또 하나의 대기록을 써냈다.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야구팬들이 응원을 하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야구팬들이 응원을 하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야구장은 언제나 사람들의 이야기가 켜켜이 쌓이는 공간이었다. 아버지 손을 잡고 처음 야구장을 찾은 어린아이, 직장에서 회식을 마치고 단체로 들어선 직장인, 여름밤을 함께 보내려는 연인까지, 각기 다른 이유로 들어선 관중석은 늘 웃음과 함성으로 가득했다. 치킨과 맥주를 앞에 두고 목청껏 응원가를 부르며 팀의 승리에 환호하다가도, 패배에 눈물을 삼키는 순간이 교차했다. 누군가에게는 청춘의 추억이 되었고 누군가에게는 가족과 함께한 시간으로 남았다. 그 오랜 세월의 울고 웃는 기억들이 모여 마침내 2억 명이라는 기록으로 이어졌다.

KBO는 11일 경기까지 정규시즌 누적 2억 781명의 관중이 입장해 출범 44년 만에 2억 관중 고지를 밟았다고 12일 밝혔다.

1982년 첫 시즌, 6개 구단이 240경기를 치르던 시절 야구장을 찾은 관중은 143만 명 남짓이었다. 하지만 그 열기는 금세 불붙어 이듬해 200만 명을 돌파했고, 1990년대 중반까지 300만, 400만, 500만 관중 기록을 차례로 세웠다. 어린이에게 꿈을 주겠다던 슬로건처럼 야구는 어느새 ‘국민 스포츠’가 됐다.

KBO 제공
KBO 제공

물론 늘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관중 수는 정체기를 맞았다. 하지만 2006년 WBC 4강과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같은 국제대회 성과가 다시 불씨가 됐다. 13년 만에 500만 관중을 회복했고, 2011년 600만, 2012년 700만으로 빠르게 치고 올라가며 제2의 전성기를 열었다.

2015년 10개 구단 체제가 완성되면서 야구장은 더 활기를 띠었다. 경기 수도 늘고 팬층도 두터워졌다. 2016년엔 드디어 800만 관중을 달성하며 프로야구의 저력을 보여줬다.

코로나19로 2020년부터 3년 동안 발길이 끊기기도 했지만, 일상이 돌아오자 야구장도 다시 북적였다. 2023년 800만, 2024년엔 역사상 처음으로 1000만 관중을 넘어섰다. ABS 도입과 온라인 영상 콘텐츠 개방 같은 변화도 팬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KBO 제공
KBO 제공

그리고 올 시즌, 다시 1000만 관중을 채운 데 이어 9월에는 마침내 2억 관중이라는 대기록까지 썼다. 1억 관중까지는 1만 3000경기가 넘게 걸렸지만, 그 뒤 2억까지는 불과 9744경기만에 도달했다. 더 많은 구단, 넓어진 구장, 변함없는 팬들의 사랑이 함께 만든 결과다.

KBO는 앞으로도 팬들이 더 편하게, 더 즐겁게 야구를 즐길 수 있도록 경기장 환경 개선과 팬 친화적 정책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home 정혁진 기자 hyjin2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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