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22만원' 넘어서 난리…결국 정부가 25000톤 더 공급하는 '이것' 정체

2025-09-12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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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폭풍 속 이면은?!

한국인 밥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국민 곡물' 쌀의 값이 치솟으며 정부가 추가 공급 카드까지 꺼냈다.

국내 한 미곡종합처리장에서 관계자가 수매 후 보관중인 쌀의 수량 확인을 하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 / 뉴스1
국내 한 미곡종합처리장에서 관계자가 수매 후 보관중인 쌀의 수량 확인을 하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 / 뉴스1

농림축산식품부는 쌀 수급 안정을 위해 정부양곡(벼) 2만5000톤을 추가로 풀겠다고 12일 발표했다. 최근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이달 5일 기준 산지 쌀값은 20kg당 5만5810원으로, 직전 조사인 지난달 25일보다 1180원 올랐다. 이로써 쌀 한 가마(80kg) 가격이 22만원을 돌파했는데, 이는 2020년 이후 약 4년 만의 일이다. 소매가도 20kg당 평균 6만1000원을 넘어서 작년보다 20% 가까이 비싼 상황이다.

올해 조생종(일찍 수확되는 품종) 수확기에 잦은 비가 이어지면서 출하 시기가 늦어졌다. 이로 인해 구곡(지난해 수확 후 보관된 쌀)에 대한 수요가 예상보다 늘었고, 산지 유통업체의 재고가 빠르게 줄었다. 농식품부는 이런 원료곡 부족 현상이 10월 중순 햅쌀 본격 출하 전까지 이어질 것으로 판단해 추가 공급을 결정했다.

앞서 농식품부는 지난 8월 25일부터 정부양곡 3만톤을 공급했지만, 2주 만에 절반이 판매됐다. 남은 물량도 앞으로 2주 안에 소진될 것으로 예상되자 긴급하게 2만5000톤을 더 풀기로 한 것이다.

쌀포대. 자료사진. / 뉴스1
쌀포대. 자료사진. / 뉴스1

추가 공급되는 2만5000톤은 산지 유통업체에 대여 방식으로 제공된다. 업체는 농협경제지주 웹사이트 공지에 따라 희망 물량을 신청할 수 있으며, 지난해 판매량 비중을 고려해 공급량이 배분된다.

이번에 공급되는 정부양곡은 벼 상태로 되팔 수 없고, 반드시 쌀로 도정해 10월 17일까지 판매해야 한다. 이후 업체는 올해 수확한 신곡을 내년 3월까지 정부 창고로 반납해야 한다. 반납 기준은 올해 8월 평균 산지 쌀값, 수확기 가격, 도정수율 등을 반영해 결정된다.

농식품부는 이번 조치가 쌀값 급등을 억제하고 농업인 소득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종구 식량정책실장은 "정부양곡 추가 공급이 산지 유통업체의 어려움을 완화하면서 소비자 부담도 줄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쌀값은 농민과 소비자 모두에게 민감한 문제다. 가격이 급등하면 소비자는 부담을 느끼고, 가격이 급락하면 농민의 소득이 줄어든다. 이번처럼 쌀 한 가마 값이 22만원을 넘어서는 상황은 농민에게는 반가운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원료곡 부족과 수급 불안이 동반돼 시장 불안정을 심화시킨다.

정부가 공급 물량을 확대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농민 소득과 소비자 부담 사이의 균형을 맞추지 못하면 쌀 산업 전체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쌀. 자료사진. / 뉴스1
쌀. 자료사진. / 뉴스1

쌀은 한국인 주식이자 문화와 정서를 상징하는 특별한 곡물이다. 밥은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공동체의 유대를 의미하며, '밥은 먹었니?'라는 인사가 곧 안부이자 정을 묻는 표현으로 자리 잡아왔다.

쌀은 출생, 백일, 혼례, 제사 등 인생의 주요 의례에 빠지지 않는 존재였다. 과거 농경사회에서는 쌀이 곧 부의 척도였으며, 가문의 생존과 번영을 상징했다. 궁핍했던 시절에도 쌀밥은 풍요와 희망을 의미하는 상징으로 남았다.

오늘날에도 쌀은 한국 음식 문화 중심에 서 있다. 밥상 위의 흰쌀밥은 김치, 국, 반찬과 어우러져 한식 근간을 이룬다. 또한 전통주, 떡, 죽 등 다양한 가공식품으로 활용되며, 한국인의 식문화 전반을 지탱하고 있다.

쌀은 단순한 식량이 아니라 한국 사회의 뿌리와 같은 존재다. 이번에 정부가 추가 공급을 결정한 것도 쌀값 급등이 사회 전반에 미칠 파장을 고려한 조치다. 앞으로 본격적인 햅쌀 출하가 시작되면 가격이 안정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지만, 장기적으로는 기후 변화와 소비 패턴 변화에 맞춘 안정적 수급 관리가 필요하다.

농민의 소득을 지키고 소비자의 부담을 줄이는 균형점, 그것이 쌀값 안정의 핵심이다. 4년 만에 22만원을 넘어선 이번 사태는 쌀이 단순한 곡물이 아니라 한국인 삶과 직결된 국민 곡물임을 다시금 확인시켜 주고 있다.

유튜브, 교양만두
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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