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마리에 1000만원' 전설급 물고기 맛본 전문가 "생선 맞나" 감탄
2025-09-19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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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이럴 수 있나... 치킨이나 닭가슴살처럼 탱탱”

새벽 2시 깊은 바다 위에서 벌어진 사투. 0.0000001%의 확률을 뚫고 올라온 물고기는 무려 165cm의 길이를 자랑하는 괴물급 돗돔이었다. 성인 남자 여러 명이 겨우 들 수 있는 이 거대한 물고기를 두고 낚시꾼들은 "여의도 용왕이 점지했다"며 감탄했다.
낚시용품 전문 브랜드 '다이와' 유튜브 채널에 '전설의 돗돔, 드디어 먹었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11일 공개됐다. '일타쿠마'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유명 일식 셰프 김민성(쿠마 셰프)이 직접 낚은 돗돔을 요리해 먹는 과정을 담았다.
돗돔은 주걱치목 투어바리과에 속하는 바닷물고기다. 북서태평양에 서식하는 대형 어류다. 일반인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1m가 훨씬 넘는 큰 몸집, 다른 물고기들을 압도하는 맛 덕분에 최근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희귀 어종이다. 수심 400~500m 암초지대에 서식하는 초대형 물고기인 돗돔은 워낙 귀한 까닭에 낚시계에서는 ‘용왕이 허락해야 잡을 수 있는 물고기’로 여겨진다. 덕분에 한 마리에 무려 500만 원이 넘을 정도로 비싸게 거래된다. 소매업자에게는 1000만 원 선에서 거래될 것으로 예상된다.
옛날부터 어민들 사이에서 돗돔은 나라가 위기에 처하면 사람으로 변하면서 용맹스러운 장군이 돼 왜구를 막아내는 등 바다와 어민을 지켜주는 수호 물고기로 전해져 내려왔다.
김민성은 새벽 2시부터 시작된 사투 끝에 165cm 크기의 돗돔을 낚아 올렸다. 기념 촬영을 위해 여러 명이 함께 들어야 할 정도로 거대한 크기였다. 돗돔 포획 당시 김민성은 "앞으로 나의 호는 어복이다. 내가 여의도 용왕이다. 여의도 용왕이 (진짜) 용왕을 이겼다"라고 말하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영상에서 김민성은 돗돔을 회와 전골로 요리했다. 재료로는 꼬리 바로 밑 배 부위를 선택했다. 그는 "뱃살, 지느러미살, 등살이 복합적으로 들어간 부위"라면서 "돗돔을 전골로 만들어 먹는다는 것 자체가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직접 낚았으니까 가능한 일이다. 되게 사치스러운 음식"이라고 말했다.
돗돔회를 처음 맛본 순간 김민성과 출연자는 말을 잃었다. 등살부터 시작해 지느러미살, 뱃살 순으로 맛을 본 결과는 충격 그 자체였다.
지느러미살의 단단함은 상상을 초월했다. 김민성이 "이가 안 들어간다"며 놀랐을 정도. 출연자는 "제가 먹어본 회 중 (돗돔 회와) 비슷한 건 없다. 자바리와도 전혀 다르고 락피시는 맞지만 (볼락이나, 전갱이 등) 소형 락피시 종류와도 다르다"고 설명했다.
부위별로 맛이 다른 것도 특징적이다. 이들은 등살에 대해 "우유맛도 좀 나고 식감이 부드러웠다"고 평가했다. 지느러미살에 대해선 "너무 단단해 이가 안 들어가 숙성이 필요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 뱃살에서는 기름기가 느껴진다면서 "깊은 바닷속에서 사는 고기의 맛이 난다. 수압에 의해 꽉 압축된 근육질들이 다 느껴진다"라고 설명했다.
회도 충분히 놀라웠지만 전골로 만든 돗돔은 또 다른 차원의 맛을 보여줬다. 출연자는 "약간 육고기 같다. 살이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라며 감탄했다. "생선을 끓이거나 열을 가하면 푸석푸석하고 부서지는 식감이 있는데 돗돔은 치킨이나 닭가슴살처럼 탱탱하다"고 설명했다.
전골에는 배추, 느타리버섯, 팽이버섯, 양파, 파, 부추, 홍고추, 두부 등이 들어갔다. 김민성은 "일본식 나베와 한국식 전골엔 차이가 있다. 한국 전골은 떠서 각자 그릇에 담아 먹는 것이고, 일본 나베는 건더기를 건져서 폰즈나 다른 소스에 찍어 먹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돗돔의 희귀성은 영상에서도 잘 드러났다. 김민성은 "돗돔을 전골로 먹는 것은 국내 최초가 아닐까"라며 "돗돔을 몇 번 먹어봤지만 이렇게 (전골 요리로) 소개한 건 처음이다. 낚시부터 먹방까지 확실하게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보여드렸다. 이런 영상은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