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물결에 빠져든다… 5일 만에 8만 명 몰린 ‘가을 명소’
2025-09-12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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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도 꺾이지 않은 발길, 개막 5일 만에 8만 명
하얀 메밀꽃이 만개한 평창군 봉평에 가을 축제의 열기가 찾아왔다.

하얀 물결로 뒤덮인 메밀꽃밭은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바라보기만 해도 가을의 정취가 전해진다. 봉평 들녘에 서면 꽃잎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이 계절의 변화를 가장 먼저 알려주고, 걷는 이마다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 풍경을 마주한다. 지금 이 시기에만 볼 수 있는 장관이기에 가을의 시작을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꼭 한 번 찾아볼 만하다.
평창군은 지난 5일 막을 올린 2025 평창 효석문화제에 첫 주말까지 6만여 명이 다녀가 개막 5일 만에 누적 관람객 8만 명을 넘어섰다고 12일 밝혔다. 하루 평균 방문객은 2만 명 수준으로 주말에는 3만 5000명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개막 직후에는 기상 여건 탓에 메밀꽃 개화가 더뎌 아쉬움이 있었으나, 날씨가 점차 안정되면서 봉평 들녘이 순백의 꽃밭으로 물들어 초가을 정취를 더하고 있다.

올해로 26회를 맞은 효석문화제는 ‘문학! 메밀꽃으로 피어나고 삶! 달빛에 스미다’를 주제로 오는 14일까지 봉평 효석문화마을과 흥정천 일대에서 열린다. 축제장은 문화예술마당, 축제마당, 힐링마당 등 3개 구역으로 나뉘어 운영된다. 문학 해설과 함께 걷는 효석 100리길, 한지공예전과 차강 박기정 미술 전시, 메밀꽃열차와 당나귀 체험, 황금 메밀 찾기 이벤트, 버스킹 공연 등 참여형 프로그램이 관람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축제마당에서는 개막식과 폐막식, 이효석문학상 시상식, 전국 백일장, 사생대회 등 문학적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전통 먹거리촌과 농특산물 홍보전, 야시장과 전통등 달기, 스탬프 투어가 더해져 풍성한 즐길 거리를 마련했다. 힐링마당에서는 물멍·불멍·별멍 체험과 섶다리 건너기, 징검다리 체험, 미니 동물원, 야간 경관조명 등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돼 축제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올해는 별빛마루 구역이 새롭게 조성돼 책방과 전시, 옥상 전망대, 커뮤니티 공간 등이 어우러진 복합 문화예술공간으로 선보였다. 이효석문학관과 효석달빛언덕에서도 작가의 문학적 발자취를 느낄 수 있으며, 메밀 막국수와 전병, 부치기 등 다양한 향토 음식이 축제의 맛을 더하고 있다.

효석은 소설가 이효석의 필명으로 그의 대표작 ‘메밀꽃 필 무렵’은 봉평의 자연과 농촌 사람들의 삶을 서정적으로 그려낸 한국 문학사의 명작이다. 효석문화제는 그의 문학과 봉평의 청정 자연을 함께 기리기 위해 시작된 축제로 매년 가을마다 수많은 관람객을 불러 모으고 있다.
김복재 평창군 관광정책과장은 “효석문화제는 봉평의 자연과 이효석 문학이 어우러지는 대한민국 대표 가을 축제”라며 “올해는 낮과 밤 모두 색다른 매력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메밀꽃은 축제 기간을 지나도 가을 들녘을 환히 밝힌다. 봉평 일대에서는 9월 중순 이후에도 날씨가 크게 변하지 않는 한 9월 하순까지 하얀 물결을 볼 수 있어, 축제가 끝난 뒤에도 늦게 찾은 방문객들이 가을 정취를 즐길 수 있다. 다만 기온이 뚝 떨어지거나 큰 비가 내리면 개화 기간이 짧아질 수 있어, 절정을 놓치지 않으려면 9월 중순 무렵을 찾는 것이 가장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