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만에 물길 튼다…강릉 가뭄 살릴 ‘도암댐 비상 방류’ 결정

2025-09-10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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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류수 15만 톤 활용, 하루 1만 톤 생활용수 공급 가능
환경부 검사 결과 기준 충족… 부적합 땐 즉시 중단

강원도 평창 도암댐이 24년 만에 강릉의 가뭄 해결을 위한 비상 방류에 나선다.

평창 도암댐 / 연합뉴스
평창 도암댐 / 연합뉴스

강릉시는 “가뭄 극복을 위해 도암댐 도수관로 비상 방류수를 생활용수로 활용하기로 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결정은 시의회와 시민사회단체, 읍·면·동 이통장협의회, 주민자치협의회 등 다양한 주체의 의견을 수렴한 뒤 내려졌다.

비상 방류는 관로 설치와 시설 보강을 거쳐 빠르면 오는 20일 시험 가동할 예정이다. 정상 가동되면 하루 1만 톤 규모의 생활용수가 공급된다. 강릉시 주 상수원인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은 오늘 오전 기준 12.1%에 불과해 조기 가동이 절실한 상황이다.

지난 6일 보도된 도암댐 도수관로 관련 뉴스 / 유튜브 'SBS 뉴스' 보도 화면 캡처
지난 6일 보도된 도암댐 도수관로 관련 뉴스 / 유튜브 'SBS 뉴스' 보도 화면 캡처

도암댐은 강릉수력발전소로 이어지는 15.6㎞ 길이의 도수터널을 갖추고 있으며, 현재 이 터널 안에는 약 15만 톤의 잔류수가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수력원자력은 비상 방류를 위해 도수터널 구간에 직경 25㎜, 길이 20∼30m의 우회관을 설치하는 공사를 진행 중이다. 공사가 완료되면 하루 약 1만 톤의 물을 안정적으로 방류할 수 있다는 설명으로 20일 전후로 시험 방류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부 수질검사 결과 비상 방류수는 정수 처리 시 먹는 물 수질 기준을 충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릉시는 학계와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수질검증위원회를 구성해 방류수 수질과 방류체계 안정성을 교차 검증할 계획이다. 환경부와 원주지방환경청도 방류가 시작되면 수질 분석 결과를 공개하고, 강릉시는 홍제정수장 유입수와 수돗물 수질을 시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기로 했다. 만약 교차검증에서 생활용수로 부적합 판정이 나오면 비상 방류는 즉시 중단된다.

극심한 가뭄으로 재난사태가 선포된 강원 강릉을 돕기위해 전국 각지에서 보내온 생수가 지난 3일 강릉아레나 주차장에 가득 쌓여있다. / 뉴스1
극심한 가뭄으로 재난사태가 선포된 강원 강릉을 돕기위해 전국 각지에서 보내온 생수가 지난 3일 강릉아레나 주차장에 가득 쌓여있다. / 뉴스1

도암댐은 1990년 평창 대관령면에 건설된 발전용 댐으로 저수량은 약 3000만 톤에 달한다. 그러나 상류에서 유입된 가축 분뇨와 유기질 비료, 토사로 인해 수질이 급격히 악화했고, 방류수가 하류 지역 하천을 오염시킨다는 주민 반발이 거세지면서 2001년부터 발전 방류가 중단됐다. 당시 수질은 4급수 수준까지 떨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2006년 가축분뇨법 제정, 2007년 비점오염관리지역 지정 등 제도적 조치와 오염원 저감 사업이 꾸준히 이어지면서 수질이 개선됐다는 것이 환경부의 설명이다.

강릉시는 하루 1만 톤의 추가 용수가 확보되면 오봉저수지의 저수율 하락 속도를 늦추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정부와 강원특별자치도의 긴급 지원이 이어지고 있어 가뭄 극복에 실질적인 성과가 있을 것”이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유튜브, SBS 뉴스
home 정혁진 기자 hyjin2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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