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배터리 공장 근로자 330명 한꺼번에 귀국... 인천공항이 울음바다 됐다
2025-09-12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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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3시 23분 인천공항 활주로에 착륙
미국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이민 당국에 의해 체포됐던 한국인 근로자들이 사태 8일 만인 12일 귀국했다.
이들과 함께 중국인 10명, 일본인 3명, 인도네시아인 1명까지 모두 330명이 대한항공 전세기를 타고 귀환했다.

비행기는 이날 오후 3시 23분 인천공항 활주로에 착륙했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내린 이들은 비교적 건강했으나 15시간 장거리 비행으로 피로가 역력했다. 편안한 복장에 마스크를 쓴 채 손에 작은 가방만 든 모습이 대부분이었다. 내리자마자 휴대전화로 지인에게 도착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입국장은 곧 환영 무대로 바뀌었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게이트 앞에서 이들을 맞으며 박수를 보냈고, 모니터에는 태극기와 함께 ‘국민 여러분 귀국을 환영합니다’라는 문구가 떠 있었다.
근로자들은 “집에 오니 좋다” “따뜻한 밥을 먹고 싶다” “샤워부터 해야겠다” 같은 소감을 내놨다. 한 사람은 “돌아왔다! 자유다!”라고 외쳤고, 어떤 이는 “정말 기쁘다. 감사하다”라고 외치며 두 팔을 들어 올렸다. 이어 버스에 올라 공항 인근 주차장으로 이동했고 기다리던 가족들과 상봉했다. 주차장에는 울음과 박수, 환호가 동시에 터졌다. 아내는 남편을 부르며 달려와 포옹했고, 아이들은 아빠 품에 안겼다. 수염이 무성한 남편을 만난 아내는 말없이 등을 쓸어내렸다.
가족들은 땅을 딛기까지의 시간이 너무 길었다고 했다. 한 아내는 “회사의 전화를 피싱으로 알았다가 기사를 보고 하늘이 무너지는 심정이었다”고 했고, 귀국이 지연된다는 소식에 또 한 번 흔들렸다고 털어놨다. 다른 이는 어린 딸이 놀랄까 봐 아빠가 구금됐다는 사실을 숨겼다고 말했다.
입국장 밖은 분주했다. 대한항공 여객기가 착륙할 때마다 가족들은 “저 비행기일까” “우리 아들은 언제 오나”라며 애타게 지켜봤다. 일부 직원들은 “공장 어떻게 하냐”며 불안을 드러내기도 했다. 시민단체 활빈단은 입국장에서 ‘트럼프는 사과하라’는 구호를 외쳤고 풍자 사진도 내걸었다. 경찰 100명이 공항과 주차장 일대를 관리하며 이동을 지원했다.
근로자들은 가족 손을 잡고 귀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원에게 추석 연휴 후까지 유급휴가를 부여하고 건강검진과 심리상담을 약속했다. 대한항공은 기내식 90%를 한식 비빔밥으로 준비했고, 물티슈와 어메니티 키트를 전원에게 제공해 피로를 덜어주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