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산속에 설치한 카메라에 찍혔다... '한반도 최상위 포식자'인 이 동물

2025-09-20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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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돼지 가족부터 올빼미까지... 자연의 경이

담비 /      '오지로드viewTV' 유튜브
담비 / '오지로드viewTV' 유튜브
깊은 산속 물웅덩이 옆에 설치된 무인센서 카메라. 인적 없는 산에서 이 작은 장비가 포착한 장면들은 한국의 산에 얼마나 다양한 동물이 살고 있는지 생생하게 보여준다. 유튜브 채널 '오지로드viewTV'가 최근 공개한 영상엔 표범 촬영을 위해 강원 정선군 임계면 가목리에 있는 상월산에 설치한 무인센서 카메라에 담긴 야생동물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카메라는 산길을 걷다 보면 흔히 마주칠 법한 물웅덩이에 설치됐다.

영상 제작자는 두 달 만에 무인센서 카메라에 표범이 찍혔는지 확인하러 상월산을 찾았다고 밝혔다.

'상월산에서 촬영된 비밀의 장면 무조건 도망치세요... 표범 촬영을 위해 설치한 무인센서카메라에 잡힌 장면'이란 제목으로 '오지로드viewTV'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
상월산에선 2023년 정체를 알 수 없는 맹수의 흔적과 서식 정황이 포착된 바 있다. 일각에서 맹수의 정체를 두고 한반도에서 멸종된 것으로 알려진 표범일 가능성이 있다는 추측이 제기됐다. 영상엔 표범 대신 다양한 동물들의 모습이 담겼다.

먼저 새끼를 동반한 멧돼지 가족의 모습이 포착됐다. 멧돼지는 보통 겨울에 짝짓기를 해서 5월쯤 출산하고 7월과 8월에 새끼를 기른다.

유튜버는 "원래 돼지는 본능적으로 사람을 보면 피한다. 그런데 새끼를 기를 때는 예민해져서 사람을 공격한다. 이때 가장 조심해야 된다"고 설명했다.

멧돼지 가족 /  '오지로드viewTV' 유튜브
멧돼지 가족 / '오지로드viewTV' 유튜브

유튜버는 "산에서 새끼 멧돼지를 만났다면 무조건 그 자리를 벗어나야 한다. 새끼들 옆에는 분명히 어미 멧돼지가 있다"며 "새끼 멧돼지를 만나는 순간이 가장 위험한 순간이다. 새끼 멧돼지를 봤다면 무조건 도망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미에게서 배워서인지 새끼들이 진흙 목욕을 하는 모습이 관찰됐다. 새끼 돼지는 시간이 지나면서 줄무늬가 점점 사라지는데, 6개월 정도 지나면 줄무늬가 거의 옅어져서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한 새끼 멧돼지는 앞다리가 부러진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러면 야생에서 오래 살아남지 못한다고 유튜버는 설명했다. 그는 어미와 아기 돼지들이 지나갔는데 낙오된 것 같다고 했다.

물을 마시는 올빼미 / '오지로드viewTV' 유튜브
물을 마시는 올빼미 / '오지로드viewTV' 유튜브

멧돼지 외에도 멸종위기종이자 한반도 최상위 포식자인 담비가 물을 먹고 가는 모습, 올빼미가 더위 때문에 입을 벌리고 헐떡거리는 모습, 목에 상처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 고라니가 물을 마시는 모습, 청설모가 물을 마시는 모습, 수컷 노루가 물을 마시러 왔다가 물이 말라버린 것을 확인하고 영역 표시를 하는 모습, 오소리가 왔다 갔다 하는 모습 등이 촬영됐다.

유튜버는 두타산과 상월산 사이에 무인센서 카메라를 설치하고 지난겨울부터 여름까지 6개월 정도 관찰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아직까지 고양잇과 동물들은 발견하지 못했다. 삵은 여러 마리 확인했는데 호랑이나 표범, 스라소니는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어쩌면 멸종해 없을지도 모른다“라면서 ”하지만 그런 고양잇과 동물들이 없더라도 무인센서 카메라로 어떤 야생동물이 우리나라 산에, 우리나라 땅에 살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꽤 의미 있는 일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동물의 눈높이와 비슷하게 맞춰 카메라를 설치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하더라. 그래서 150cm 높이 정도에 설치해뒀는데 1m 높이 정도로 낮추려고 한다. 동물들이 지나가는 길이 있더라. 그 길 쪽을 담을 수 있도록 설치 장소를 살짝 옮겨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영상 제작자는 "지리산에서 복원하고 있는 반달가슴곰이나 소백산에서 복원하고 있는 붉은여우와 달리 고양잇과 동물을 복원한다는 건 쉽지 않을 일이다. 우리의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라서 그렇다"라면서도 "살아 있는 고양잇과 동물이 있다면 카메라에 찍히면 좋겠다"고 말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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