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량 70% 줄었다고…회생불가인 줄 알았던 '이 작물' 농가, 예상 밖 소식 떴다
2025-09-13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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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 올해 수확량이 예년 대비 70%가량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던 '이 작물'
전례 없는 가뭄으로 심은 배추의 절반도 수확하기 어려울 거라는 전망이 나왔던 고랭지 배추 농가의 상황이 예상보다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추석 성수기를 앞두고 수확과 출하를 시작한 강릉 안반데기의 고랭지 배추 상태가 우려했던 것보다 나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한국농어민신문이 지난 12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고랭지 배추 농가는 애초 해발 1000m 이상에 위치해 여름철 고온과 올해 가뭄 영향으로 작황이 저조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현재 수확 중인 배추밭 출하율은 7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가뭄으로 올해 수확량이 예년 대비 70%가량 줄어든 것으로 알려진 것과는 대비되는 소식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0일 강원도 강릉의 왕산면 안반데기 일대 고랭지 배추밭을 찾아 작황을 점검했다. 당시 여름 배추 생육 상태를 확인한 결과, 알려진 바와 달리 수확 및 출하할 수 있는 수준은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규현 강릉농협 팀장은 "방송과 일간지에서 6월에 정식한 배추가 망가진 모습을 전체 배추 상태가 그런 것처럼 보도하고 있는데 실제로 그 정도는 아니다"라며 "6월 정식한 배추는 안반데기 여름 배추 생산량의 25%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생육 점검에 동행한 고행서 대아청과 부장 역시 "가뭄보다 비가 많이 내리면 배추가 수확도 못 할 정도로 많이 망가지는데 가뭄의 경우 배추 품위는 떨어지지만 수확을 못 할 수준은 아니다"라며 "안반데기 배추의 경우 가뭄으로 비대가 늦어진 상태로, 결구력이 약하긴 해도 망가졌다고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라고 짚었다.
매체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인한 고온 장기화로 최근엔 고랭지에서도 8월 수확기 배추 생산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안반데기를 포함한 많은 고랭지 배추 생산자들이 7월에 정식해 9월 이후 수확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늦은 추석으로 인해 9월 이후 수확 비중이 높아졌다. 안반데기의 경우 고온과 가뭄으로 배추 생육이 지연돼 수확 시기도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
김 팀장은 "전체적으로 봤을 때 안반데기 여름 배추 재배면적의 35% 정도 수확이 이뤄졌다"라며 "6월 정식한 배추는 출하율이 50% 수준이었다면 7월 정식한 배추밭은 그래도 출하율을 70% 이상은 유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다만 고온과 가뭄 탓에 전반적으로 배추 크기가 작아지는 등 상품성은 평년 대비 떨어졌다. 고 부장은 "올해는 강릉을 제외하면 평창이나 정선 등 다른 고랭지 배추 주산지 상황은 양호해 오히려 도매시장 공급량이 많다"라며 "여기에 품위가 낮은 배추가 섞여 들어오면서 시세는 전년 대비 약세"라고 했다.
실제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 기준 8월 평균 1만 4355원(10kg, 상품)을 기록했던 배추 가격은 최근 1만 원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지난 11일에는 전년 대비 50.2%나 하락한 평균 1만 1598원에 거래됐다. 2020년 이후 같은 날 최저 금액인 셈이다.

모처럼 강릉에 내린 단비…하지만 여전히 해갈엔 부족
13일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전날부터 내린 비로 이날 오전 10시 기준 강릉은 91.5mm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강릉 오봉저수지 영향권의 경우 강릉 닭목재 80.5mm, 강릉 왕산 74mm, 강릉 도마 70.5mm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강릉에 일 강수량 기준 강수량이 30mm를 넘긴 건 7월 15일(39.7mm) 이후 무려 60일 만이다.
이에 따라 강릉의 생활용수 87%를 공급하는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은 오전 10시 기준 12.1%(평년 71.4%)로 전날보다 0.6%포인트 상승했다.
해갈에 이르기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지만 저수율이 상승한 건 7월 23일 이후 52일 만이다.
애초 예상한 최대 강수량 60mm를 넘긴 데다 비가 저수지에 유입되는 시간이 다소 걸리는 점까지 고려하면 저수율은 계속 오를 것으로 보인다.
강원도소방본부는 이번 비가 오는 14일 새벽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보되자 이날 하루 운반급수를 중단하기로 했다.
또 강릉시와 아파트 제한급수 관계자들은 13일 시청에서 회의를 열고 아파트 제한 급수 방식을 개선하기로 했다. 저수조 100t 이상 보유 아파트의 제한급수를 오전 6~9시, 오후 6~9시 하루 두 차례, 각 3시간씩 통일해 시행하기로 한 것이다. 개선된 제한급수 방식은 이날 오후부터 적용된다.
시는 앞서 지난 6일 오전 9시부터 아파트를 비롯한 대형 숙박시설 등 123곳에 대해 제한급수를 시행해 왔다. 이에 각 아파트는 그간 대부분 오전 1시간, 오후 1시간씩 수돗물을 공급하는 고강도의 제한급수를 시행했다.
하지만 시는 아파트 제한급수를 일주일간 시행한 결과, 아파트별 급수 시간 및 방식이 상이해 시민들의 혼란을 가중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리고 동일한 시간의 급수방식 마련을 계획했다.
이에 김상영 강릉부시장은 아파트 제한급수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정해진 시간 생활용수가 안정적으로 공급되도록 개선해 시민 불편과 혼선을 최소화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