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가뭄' 강릉에 단비…오봉저수지 저수율 52일 만에 상승
2025-09-13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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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봉저수지 저수율 13.1%로 소폭 상승
극심한 가뭄으로 생활용수 위기를 겪던 강원 강릉시에 100mm에 가까운 비가 내리며, 50여 일 만에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상승했다.

13일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전날부터 강릉에 내린 비는 지역에 따라 70~100mm 안팎으로 집계됐다. 오봉저수지 상류 지역인 닭목재에는 80.5mm, 왕산 74mm, 도마 70.5mm의 강수량이 기록됐다. 강릉에서 하루 강수량이 30mm를 넘긴 것은 지난 7월 15일 이후 처음이다. 60일 만에 찾아온 의미 있는 강우다.
강릉 시민의 생활용수 87%를 담당하는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은 이날 오후 1시 기준 13.1%를 기록했다. 전날보다 1.6%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이는 지난 7월 23일 이후 52일 만의 상승이다. 물 부족 상황을 해소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하지만, 이후 비가 계속될 경우 추가 유입이 기대된다.
오봉저수지 상류 지역에는 실제로 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이날 촬영된 현장 사진에서는 가뭄으로 바짝 말랐던 저수지 상류에 단비가 떨어지며 흙길 사이로 물줄기가 생기는 모습이 확인됐다. 강릉시의 절대 다수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핵심 수원이 오랜 침묵 끝에 반응을 보이기 시작한 셈이다.
강원도소방본부는 14일 오전까지 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날 하루 급수차 운행을 일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가뭄 이후 처음 내려진 단비로 인해 긴급 급수 수요가 일시 완화된 데 따른 조치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유례없는 가뭄 속에 마침내 단비가 내려 반가운 소식”이라고 전하며, “무기한 제한 급수로 인해 빨래와 샤워조차 마음 놓고 하지 못했던 강릉 시민들에게 위안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한 “정부는 지난달 30일 국가 재난 사태를 선포하고 소방동원령을 발령해 전국의 군용 및 소방 물탱크 차량을 강릉 지역에 투입했다”며 “인근 정수장과 하천수를 활용해 공급을 늘리고, 추가 설비 설치도 병행하며 긴급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와 관리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오늘 내린 단비가 강릉 시민들에게 희망과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길 기원한다”는 메시지를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