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살벌하다"... 순식간에 뼈까지 먹어치우는 '한국의 피라냐'
2025-09-14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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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한국 어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친숙한 곤충이었는데...

냉동 미꾸라지 한 마리가 수조에 투입되자마자 물방개 일곱 마리가 일제히 달려들었다. 순식간에 벌어진 먹이쟁탈전은 채 몇 분을 넘기지 못했다. 뼈까지 완전히 사라져버린 미꾸라지만이 물방개들의 무시무시한 식욕을 증명했다.
유튜버 김준영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TV생물도감'이 최근 공개한 물방개의 놀라운 먹이 반응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등포에 위치한 만천곤충박물관에서 합법적으로 분양받은 물방개들을 전시하는 과정을 담은 영상을 보면 물방개의 생태를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다.
물방개는 한때 한국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던 친숙한 곤충이었다. 먹을 것이 없던 시절 주린 배를 채워주던 식용 곤충이기도 했다. 하지만 서식지 파괴로 인해 개체 수가 급격히 줄어든 까닭에 2009년 멸종위기 및 보호 야생동식물 후보종에 선정됐다. 이후 잠시 개체 수가 늘어 후보종에서 벗어났지만 2017년 다시 멸종위기종으로 등록됐다.
영상에서 물방개들은 평소 우아하게 수영하다가 먹이를 발견하는 순간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김준영은 "먹성이 워낙 좋아서 피딩하는 맛이 있다"고 말했다.
김준영은 냉동 미꾸라지를 물방개 수조에 넣기 전 "한 마리가 먹기 시작하면 경쟁이 있어서 막 달라붙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의 예측은 정확히 들어맞았다. 일곱 마리가 조그만한 미꾸라지에 포도송이처럼 동시에 달라붙었다. 김준영은 "진짜 살벌하다. 순식간에 뼈만 남았다"라고 말하며 놀라워했지만, 곧이어 "뼈도 안 남았다. 뼈까지 다 먹는다"라고 말하며 더욱 충격을 받았다.
물방개는 육식성으로 자신보다 덩치가 작은 수생곤충이나 소형 어류, 올챙이 등을 잡아먹는다. 앞날개와 등 사이에 공기저장소가 있어 공기탱크처럼 활용해 물속에서 호흡한다. 아가미가 없기에 등갑 밑의 산소가 다 떨어지면 수면으로 꽁무니를 내밀고 다시 공기를 저장한다.
김준영은 물방개의 독특한 호흡 방식도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물방개들이 수면으로 올라와 엉덩이를 내미는 모습을 소개하며 "곤충들은 호흡기관이 배에 있다. 기문이라고 해서 꽁무니를 위에다 딱 대고 (공기를) 빨아들이고 (물속으로) 내려온다"라고 말했다.
물방개의 활동성도 인상적이었다. 김준영이 "활동성이 워낙 좋으니까 진짜 보는 맛이 난다. 물갈퀴가 오리발 같다"고 표현할 정도로 물방개들은 우아한 헤엄 실력을 자랑했다. 수면으로 한 번씩 올라왔다 내려가는 모습이 거북이 같다는 말도 나왔다.
물방개는 멸종위기종인 까닭에 합법적인 인공증식을 통해서만 분양받을 수 있다. 김준영은 "멸종위기 생물이기 때문에 합법적인 서류 절차를 진행해 분양받았다"라면서 "개인이 함부로 키울 수 없어서 분양받으려면 절차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불법 사육 시 처벌을 받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한편 영상에서는 물방개뿐만 아니라 만천곤충박물관의 다양한 곤충 표본과 생체들도 소개했다. 헤라클레스 장수풍뎅이, 영양사슴하늘소, 홍단딱정벌레 등 국내에서 보기 어려운 곤충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아 곤충 애호가들의 관심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