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매니저, 2026년에 CRO로 성장하기 위해 꼭 알아야 할 5가지

2025-09-15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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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B마케팅 실무서 저자가 공개하는 '예산 확보 비책'과 'AI 슈퍼에이전트 시대 팀 운영법'

『    하룻밤에 읽는 B2B 캠페인』 / 앨리슨하이퍼엠 제공
『 하룻밤에 읽는 B2B 캠페인』 / 앨리슨하이퍼엠 제공
연말 예산 회의 시즌이 다가오면 많은 마케팅 매니저가 "내년에도 마케팅 예산이 삭감 대상 1순위"라며 한숨을 쉰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는 이유는 마케팅팀이 여전히 '비용을 쓰는 부서'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이제는 패러다임을 바꿔야 할 때다. 마케팅 매니저가 단순한 팀 관리자를 넘어 기업의 매출을 책임지는 최고수익책임자(CRO, Chief Revenue Officer)로 성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러한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구체적인 실행 방법을 제시하는 이가 바로 정민아 앨리슨하이퍼앰 대표다. 그는 30년간 글로벌 기업과 협업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기업들이 마케팅을 비용으로만 보는 관점에서 벗어나 매출 창출 엔진으로 인식을 전환할 수 있는 해법을 제시한다.

실제로 컨설팅을 받은 기업 중 80%가 첫해에 마케팅 예산 증액을 달성했다. 그 비결을 담은 책이 지난해 출간된 『하룻밤에 읽는 B2B 마케팅』이다. 지속가능한 성장 전략을 제시했던 그가 올해는 신간 『하룻밤에 읽는 B2B 캠페인』을 통해, 임원진을 설득하고 마케팅 예산을 확보하는 현실적인 방법에 대한 해답을 내놓았다. 정 대표가 말하는 'CRO형 마케팅 매니저'로 거듭나기 위한 5가지 핵심 전략을 들어봤다.

정민아 대표 사진 / 앨리슨하이퍼엠 제공
정민아 대표 사진 / 앨리슨하이퍼엠 제공

마케팅 지표가 아닌 매출로 말하며 수익센터로 전환하라

그가 제시하는 첫 번째 전략은 마케팅팀의 포지셔닝 전환이다. 그는 영업팀이 기존 네트워크에 의존하는 불확실한 영업을 한다면, 마케팅팀은 예측 가능한 리드 파이프라인을 구축해 '다음 달 매출을 미리 알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원진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복잡한 마케팅 지표가 아니라, 투입된 비용 대비 얼마의 매출이 발생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수치라는 것이다.

실제로 컨설팅 했던 한 중견 건설장비 회사는 이 전략으로 극적인 변화를 이뤘다. 과거 전시회 중심 마케팅으로 월말 실적에만 의존하던 것에서 벗어나, 체계적인 디맨드 제너레이션 캠페인을 도입했다. 그 결과 월별 신규 리드 발굴이 300% 증가했고, 6개월 만에 마케팅팀은 비용 센터에서 수익 센터로 완전히 탈바꿈했다. 이를 통해 마케팅 예산은 전년 대비 50% 증액되었다. 핵심은 마케팅이 창출하는 가치를 매출 숫자로 입증하는 것이다.

모든 걸 다 하려다 망한다: 성공 확률을 높이는 ‘선택과 집중’

한정된 예산으로 최대 효과를 내는 방법에 대해 '선택과 집중'을 명확한 해법으로 제시했다. 그는 브랜드 캠페인, 디맨드 제너레이션, 리드 제너레이션, CRM 캠페인 등 다양한 활동 중에서 현재 회사에 가장 필요한 1~2가지에만 집중하라고 조언했다. 여러 가지를 시도하다 모든 것이 어정쩡해지는 것보다, 하나라도 확실한 성과를 내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한 IT 솔루션 회사는 인지도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브랜드 캠페인에 집중 투자했다. 6개월 만에 업계 내 브랜드 인지도가 크게 상승했고, 이를 바탕으로 다음 해 전체 마케팅 예산이 두 배로 증액되었다. 정 대표는 "첫 성공 사례 하나만 제대로 만들면, 그다음부터 예산 확보는 훨씬 수월해진다"고 덧붙였다.

AI 슈퍼 에이전트 시대: 팀의 역할과 구조를 재정의하라

2026년을 앞두고 가장 큰 변화 요인으로 정 대표는 'AI 슈퍼 에이전트'의 등장을 꼽았다. 젠스파크(Genspark), 스카이워크(Skywork), 데빈(Devin) 같은 AI 에이전트들이 기존의 ChatGPT를 넘어 복잡한 마케팅 업무를 독립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되면서, 매니저의 역할이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무엇을 AI에 맡기고, 무엇을 팀원이 담당할지 명확히 구분하는 능력이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그는 내다봤다.

특히 한국 기업들의 더딘 변화 속도에 우려를 표했다. 글로벌 기업들과 비교했을 때 한국 기업들이 AI 도입에 상대적으로 신중한 편이지만, AI가 마케팅 업무를 대체하는 속도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기 때문에 지금 움직이지 않으면 뒤처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팀 구조 또한 기존의 채널별·기능별 조직에서 고객 여정 단계별·고객 유형별 조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AI가 데이터 분석, 콘텐츠 초안 작성, 리드 스코링 등을 담당하고, 팀원들은 전략적 사고, 창의적 기획, 고객 관계 구축에 집중하도록 업무를 재배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팀원을 캠페인 실행자에서 비즈니스 파트너로 키워라

정 대표는 마케팅 매니저의 가장 중요한 역할로 팀원 성장을 꼽았다. 팀원들을 단순히 캠페인을 실행하는 '실행자'가 아니라, 기업의 당면 과제를 파악하고 그에 맞는 마케팅 솔루션을 기획하는 '비즈니스 파트너'로 성장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AI 시대에 맞는 팀 역량 강화를 위해 AI 도구 활용 교육을 강화하고, AI와의 협업 워크플로우를 구축하는 3단계 접근법을 강조했다.

구체적인 육성 방법으로는 프로젝트별 리드 역할 순환 배정을 통한 리더십 경험 제공, 고객 인터뷰나 현장 미팅 참여를 통한 고객 이해도 향상, 성공 사례와 실패 경험의 체계적 학습 기회 제공을 들었다. 그는 팀원들이 성장해야 매니저도 더 전략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으며, 일부 인력 공백은 외부 마케팅 회사와의 협업으로 극복할 수 있으므로 팀은 전략과 기획에 최적화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2026년 예산 확보의 골든타임: '4분기 성과'로 증명하라

연말을 앞둔 지금이 2026년 예산 확보의 결정적 시기, 즉 '골든타임'이라고 정 대표는 강조했다. 그는 단순히 계획을 세우는 것을 넘어, 2025년 남은 4분기 예산을 전략적으로 활용해 폭발적인 성과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 성과가 바로 내년 예산 확보의 가장 강력한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남은 예산을 여러 곳에 분산 투자하기보다, 하나의 캠페인에 집중 투자해 확실한 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4분기 집중 전략으로 '90일 성과 창출 캠페인'을 제안하며, 리드 제너레이션이나 기존 고객 대상 CRM 캠페인처럼 단기간에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는 활동을 추천했다. 반면,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오래 걸리는 브랜드 캠페인은 4분기 전략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정민아 대표 사진 / 앨리슨하이퍼엠 제공
정민아 대표 사진 / 앨리슨하이퍼엠 제공

한 IT 서비스 회사는 이 전략으로 4분기 남은 예산 2억 원을 기존 리드 재활성화 및 고객 추천 캠페인에 집중 투자했다. 그 결과 3개월 만에 15건의 신규 계약을 성사시켰고, 이 성과를 바탕으로 2026년 마케팅 예산을 전년 대비 300% 증액받는 데 성공했다.

정 대표는 4분기 성과를 2026년 예산 근거로 활용하는 방법으로 '성과의 연간화'를 제시했다. "3개월 만에 이만큼의 성과를 냈으니, 1년 내내 집중하면 얼마나 큰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계산해서 보여주는 논리가 임원진에게 가장 설득력 있다고 그는 귀띔했다.

그는 "2026년은 AI 시대 마케팅 매니저들에게 기회의 해가 될 것"이라며, "마케팅 매니저는 더 이상 팀을 관리하는 사람이 아니라 기업의 성장을 견인하는 전략적 리더"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2026년을 준비하는 지금이야말로 더욱 과감하고 전략적인 사고로 접근해야 할 때라고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하룻밤에 읽는 B2B 캠페인』에는 이런 전략들을 실제로 실행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와 템플릿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30년간 현장에서 사용해온 실무 도구들을 그대로 담아 매니저들이 내일부터 바로 팀에 적용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home 이예원 기자 dldpdnjs1231@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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