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 특히 좋아하는 대표 수산물인데... 하루아침에 멸종위기종 지정 위기
2025-09-15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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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심대한 타격 받을 가능성
CITES는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종의 국제거래를 규제하는 국제협약이다. 1975년 발효된 이래 현재 183개국이 가입했다. 협약은 멸종위기 정도에 따라 부속서 1, 2, 3으로 분류해 거래를 규제한다. 부속서 1은 멸종위기가 가장 심각한 종으로 상업적 국제거래가 원칙적으로 금지되며, 부속서 2는 현재는 멸종위기에 있지 않으나 계속 거래될 경우 멸종위기에 처할 수 있는 종으로 수출허가서 발급을 통해 거래를 통제한다.
뱀장어가 부속서 2에 등재되면 수출국은 해당 거래가 야생개체군의 생존에 해롭지 않다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또한 적법하게 포획되거나 채취됐음을 증명하는 서류도 필요하다. CITES 사무국과 각국 관리당국의 엄격한 검증 절차를 거쳐야 하므로 현재보다 거래 과정이 복잡해지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뱀장어는 완전 양식이 어렵다. 자연산 실뱀장어를 성체로 키워야 하는 양식 구조를 갖고 있어 큰 영향이 불가피하다. 뱀장어 생태는 독특하다. 태평양 깊은 바다에서 알을 낳고 부화한 실뱀장어가 약 6개월간 바다를 떠돌다 강으로 돌아와 성어로 자란다. 실뱀장어의 생태적 특징이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아 인공적인 양식 조건에서 안정적으로 키우기 어렵다.
국립수산과학원은 2016년 세계에서 두 번째로 실뱀장어 생산에 성공하는 등 완전 양식 기술을 개발했지만, 아직 산업화 규모의 안정적인 생산에는 이르지 못했다. 경제성 확보가 해결되지 않아 상용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일본은 세계 최대 뱀장어 소비국으로 1인당 연간 장어 소비량이 세계 평균보다 12배나 많다. 여름철 가장 더운 시기에 장어로 보양하는 '도요노우시노히'(장어의 날)가 있을 정도로 장어 사랑이 각별하다. 하지만 일본 내 실뱀장어 생산량으로는 수요를 충족할 수 없어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한국 역시 뱀장어 소비량이 상당하다. 양식을 위한 실뱀장어의 약 8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국제거래 규제가 시행되면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뱀장어에 대한 수요는 크게 줄지 않는 반면 공급이 감소하면 소비자 가격 상승은 필연적이다.
이에 대응해 한국 정부는 2014년부터 중국, 일본, 대만과 함께 동북아 국가 뱀장어 협의체를 구성해 뱀장어 자원 보존과 관리를 위한 국제 협력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도 인공 종자 생산 기술 개발에 지속적으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뱀장어의 CITES 부속서 2 등재 여부는 오는 11월 당사국총회에서 최종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