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아이들, 시골의 품에 스며들다“ 전남 보성군, 웃음으로 피어나는 ‘유학마을 판타지’
2025-09-15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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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된 작은 학교, 아이들로 다시 살아나다
도시↔농촌, 교실을 넘어 삶을 배우는 시간
맞춤형 체험ㆍ정서 성장…공동체가 피어오른다
지역과 가정, 모두를 이롭게 하는 상생 프로그램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도시는 잠시 잊으세요. 지금 보성에서는 아이들의 순수한 웃음이 골목골목을 물들이고 있다. ‘유학마을 판타지’―그야말로 현실로 펼쳐지는 이야기다.
보성의 작은 학교와 마을이 요즘 유쾌하게 들썩인다. 몇 년 전만 해도 적막했던 교정, 이제는 젊은 가족들의 목소리와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자연의 사운드트랙처럼 흐른다. 그 중심엔 외지 가족과 함께 살아가는 ‘농산어촌 유학마을’ 프로젝트가 있다.
이 실험은 단순한 전학이나 체험이 아니다. 도시에서 온 아이들은 시골의 푸른 들판을 교정 삼아, 마을주민과 함께 소박한 일상을 경험한다. 라탄공예부터 목공, 도자기, 생활탐험, 미술치유 등 다양한 맞춤형 수업이 펼쳐지며, 열린 학교와 마을은 하나의 새로운 공동체로 성장 중이다.
최근 겸백초에는 학부모와 학생 등 30여 명이 모여 라탄공예로 시작의 신호탄을 쐈다. 아이와 가족, 그리고 마을 어른들이 함께 호흡하고, 스스로 만드는 작품만큼이나 관계도 단단해진다. 이런 맞춤형 체험은 11월까지 20여 차례 이어질 예정. 아이들의 웃음은 마을 어르신들에게도 새로운 활력을 준다.
보성군은 이들 유학 가족에게 거주 공간과 생활비를 지원하며 적극적으로 지역 정착을 돕고 있다. 현재 13가구, 21명의 ‘행복 유학생’들이 매일 마을의 삶을 함께 하고 있다. 보성군은 앞으로도 지역을 살리는 특별한 교육방안을 꾸준히 발굴하겠다는 입장이다.
도시 아이들이 자연에 깊이 녹아드는 순간, 마을도 덩달아 싱그러워진다. 이곳에서 이뤄지는 교감과 변화는 보성만의 매력적인 풍경이 되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