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kg에 160만원 ‘금값’…채취량 0 찍고 난리 난 한국 식재료 '이것'
2025-09-16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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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변화의 습격, 송이 생산 '제로' 위기
추석 앞둔 식탁의 눈물, 송이 실종 사태
국내 대표적인 가을 보양 식재료인 송이가 올해는 사실상 ‘실종’ 위기를 맞았다. 지난해 공판에서 1kg에 160만 원을 기록하며 ‘금값’으로 불렸던 송이가 올해는 가뭄과 늦더위, 해충 피해가 겹치면서 채취량 ‘0’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추석 대목을 앞두고 주요 산지에서 공판이 지연되거나 아예 열리지 못하면서 농가와 유통업계 모두 초비상이 걸렸다.

강릉시 버섯생산자와 강릉시산림조합에 따르면 매년 9월 초 시작되는 송이 채취가 올해는 단 한 건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강릉 왕산·연곡·사천 등 주요 산지에서는 이맘때면 첫 채취가 시작돼 산 전체가 활기를 띠지만, 올해는 기록적인 가뭄과 폭염으로 송이 자생 환경이 붕괴됐다. 140여일 이어진 극심한 고온 건조 현상으로 송이 포자가 발아하지 못했고, 생장이 완전히 멈췄다는 분석이다.
현지 농민들의 반응도 절망적이라고 강원일보는 전했다. 강릉 사천면에서 송이를 채취해온 강은원 씨는 “송이가 자라려면 비와 함께 25도 이하의 기온이 유지돼야 하는데 올해는 조건이 전혀 맞지 않았다”며 “산에 올라가 볼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연곡 지역 채취자 신명섭 씨 역시 “기온과 습도가 모두 맞지 않아 송이는 물론 다른 버섯조차 보이지 않는다”며 “비라도 내려야 희망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여기에 해충 피해까지 겹쳤다. 주문진읍과 연곡면 일대에서는 미국흰불나방 유충이 대량 발생해 과실수와 가로수, 산림에 피해를 주고 있다. 이 유충은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할 수 있어 주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덥고 건조한 기후가 유충 생존율을 높이고 번식 속도를 빠르게 했다고 진단했다.

상황은 강릉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송이 주산지인 양양·속초 역시 첫 공판 일정을 확정하지 못했다. 예년에는 9월 초 공판이 열렸지만, 올해는 채취량이 전혀 확보되지 않아 지연되고 있다. 양양속초산림조합 관계자는 “올여름 이상 기후로 작황이 부진해 출하가 늦어지고 있다”며 “이번 주 채취 상황을 지켜본 뒤 첫 공판 일정을 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송이는 한국을 대표하는 가을 별미이자 귀한 선물로 꼽힌다. 은은한 향과 쫄깃한 식감 덕분에 예로부터 귀한 대접을 받아왔으며, 특히 추석 선물 수요가 많아 가격이 급등하는 품목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기후 변화가 겹치면서 매년 생산량이 들쭉날쭉해지고, 지난해에는 공급 부족으로 1등급 송이가 1kg당 160만 원이라는 역대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문제는 올해 채취량이 ‘제로’ 수준이라는 점이다. 생산 기반이 붕괴된 농가들은 생계 위기에 직면했고, 소비자들은 송이를 아예 구경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전문가들은 “송이는 기후에 민감한 고급 식재료라 기온과 강수량이 맞지 않으면 생산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기후 변화가 장기화될 경우 생산 기반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예년 같으면 추석을 앞두고 송이 공판장이 북적여야 할 시기지만, 올해는 적막이 흐르고 있다. 전국 산지가 일제히 채취량 ‘0’을 기록하면서 송이는 더 이상 ‘금값’을 넘어 ‘그림의 떡’이 됐다. 농가와 소비자 모두가 발을 동동 구르는 가운데, 한국 가을 식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식재료 송이가 언제 다시 풍성한 자태를 드러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송이가 보양식으로 손꼽히는 이유 5가지
피로 회복 → 아미노산과 비타민이 풍부해 지친 몸의 기력 회복에 도움을 준다.
면역력 강화 → 각종 항산화 성분이 면역 체계를 강화해 환절기 건강을 지켜준다.
소화 촉진 → 식이섬유가 풍부해 장 건강을 돕고 소화를 원활하게 한다.
혈액 순환 개선 → 특정 유효 성분이 혈액 순환을 촉진해 피로와 냉증 완화에 효과적이다.
저칼로리 고단백 → 칼로리는 낮고 단백질은 풍부해 다이어트와 건강식으로 적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