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과일은 금값인데…작년보다 가격 10% 이상 급락한 9월 제철 '국민 과일'

2025-09-16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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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장바구니를 지켜주는 유명 과일

전국민이 사랑하는 9월 제철 과일 나주배의 가격이 하락했다.

나주배 줍는 농민 / 연합뉴스
나주배 줍는 농민 / 연합뉴스

추석 명절을 앞두고 사과, 복숭아 등 다른 과일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지만, 나주배는 예년보다 낮은 가격에 맛볼 수 있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이 추석 특수 금값 장바구니에서 조금이나마 안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6일 나주시에 따르면 9월 본격 수확철을 맞은 나주배의 도매가격이 지난해보다 약 10%가량 떨어졌다.

밭떼기 거래인 포전거래 가격 역시 지난해 개당 1200원 선에서 올해 950~1000원 선으로 하락했다.

게다가 지난 12일 나주 공판장에서는 7.5kg 특품 기준 경락가가 약 3만 5천 원 수준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20% 낮은 가격이라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가격은 하락했지만 품질은 오히려 더 좋아졌다는 평도 있다. 나주배원협 측은 "농민들이 세심하게 관리해 과즙이 풍부하고 당도가 매우 높다"고 밝혔다. 나주시도 과학적인 '숙기 판정 컨설팅' 등을 통해 품종별 최적의 수확 시기를 조절하며 품질 관리에 힘쓰고 있다.

배는 역시 나주배 / 연합뉴스
배는 역시 나주배 / 연합뉴스

소비자들에게 반가운 소식이지만 농가에서는 울상을 짓고 있다. 이는 고품질의 '특품' 배 생산량이 줄어든 데 따른 현상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격 하락의 주요 원인은 올해 봄철 닥친 이상기후에 있다. 봄철 냉해와 병충해 피해로 인해 올해는 품질 좋은 배를 9월 내로 충분히 생산하지 못해 특품의 비율이 줄었다.

나주시 관계자는 뉴스1에 "봄철 저온 피해로 작황이 좋지 않으면서 특품 비율이 떨어져 상대적으로 예년 대비 가격이 10%가량 낮아졌다"고 말했다.

특히 배꽃이 피는 개화기에 기온이 갑작스럽게 영하로 떨어지면서 꽃눈이 말라죽거나 수정이 제대로 되지 않는 피해가 발생했다.

흑성병 확산도 주요 원인 중 하나다. 흑성병은 배나무의 어린잎과 열매에 검은 얼룩무늬가 생기게 한다. 올해 들어 흑성병이 유독 성행하며 나주배 재배 면적의 40%가량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나주배 따기 / 뉴스1
나주배 따기 / 뉴스1

결과적으로 맛과 당도는 좋으나 흠집이 많거나 모양이 좋지 않은 배가 늘어났고, 이것이 전체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 농가들은 기후 변화로 인한 생산량 감소와 품질 저하라는 이중고를 겪는 상태다.

이에 전라남도에서는 이상 저온으로 인한 농업재해 복구비를 지원하며 농가들의 경영 안정을 돕고 있다.

나주배는 예로부터 뛰어난 맛과 품질로 전국 최대 배 산지의 명성을 지켜올 정도로 역사적인 배경이 깊은 과일이다. 나주배의 재배 기록은 무려 삼한 시대 때부터 존재했으며, 조선 시대에는 임금님께 진상하는 귀한 과일이었다.

나주 지역에서 맛좋은 배가 자라는 이유는 지리적 환경에 있다. 영산강 유역의 비옥한 땅과 따뜻하고 일조량이 풍부한 기후 덕분에 당도가 높고 과즙이 많은 배가 생산된다. 덕분에 나주배만의 과즙이 풍부하고 석세포가 적어 아삭한 식감을 가졌다.

home 유민재 기자 toto7429@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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