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2% 겨냥…최근 부자들이 제대로 꽂혔다는 한송이 5만원 '초고급 과일'

2025-09-16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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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 농가부터 유통까지 전 과정이 제한되는 방식으로 관리돼

한때 국내 포도 시장에서 대대적인 히트 상품으로 이름을 떨쳤던 샤인머스캣의 뒤를 이을 프리미엄 포도 품종이 한국에 상륙해 관심을 끌고 있다. 다만 이 신품종은 샤인머스캣의 공급 과잉으로 인한 상품성 하락 사태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철저히 제한된 환경 속에서 재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일명 '부자들의 과일'로 불리고 있다.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을 사용해 만든 사진입니다.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을 사용해 만든 사진입니다.

최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지난달부터 '로얄바인'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로얄바인은 일본 시무라 포도 연구소가 샤인머스캣과 '윙크' 품종을 교배해 개발한 신품종이다. 지난해 5월 한국에 정식 품종으로 등록돼 향후 25년간 지적재산권 보호를 받는다.

로얄바인은 씨가 없고 껍질째 먹을 수 있으면서도 평균 당도는 22브릭스, 최고 30브릭스까지 달하는 고당도를 자랑한다. 이는 콜라(10브릭스), 수박(11~12브릭스)보다 월등히 뛰어난 수치다.

현재 신세계 온라인몰에서는 650g 이상 한 송이당 약 5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애초 고급 과일로 떠올랐던 샤인머스캣 초창기 가격과 비교해도 훨씬 비싼 수준이다.

샤인머스캣은 출시 초반 '포도계 에르메스' 등 다양한 수식어를 달고 다니며 한 송이에 수만 원을 호가했다. 씨가 없어 먹기 간편하고 청사과와 멜론을 닮은 향과 맛이 SNS와 홈 카페 열풍과 맞물리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이런 열풍에 여러 농가가 앞다퉈 재배에 뛰어든 결과 공급 과잉이 발생했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23년 국내 포도 재배 면적 중 샤인머스캣 비중은43.9%로 전체의 절반에 달했다. 결국 가격은 급락했고 현재는 2kg에 1만 8000원 안팎일 정도로 '대중 과일'로 전락했다.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을 사용해 만든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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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얄바인은 이런 사태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 '클럽 재배' 방식을 도입해 생산 농가를 처음부터 제한하고 재배부터 유통까지 전 과정을 관리해 오직 상위 2% 소비자를 겨냥하기로 했다.

로얄바인은 우선 이달 신세계백화점에서만 판매된 뒤 다음 달 이후 백화점 3사와 특급 호텔로 점차 판매 채널을 확대할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추석 시즌 청과선물세트 3종에 로얄바인을 포함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샤인머스캣이 대중화하면서 프리미엄 이미지를 잃은 가운데 로얄바인이 새로운 고급 과일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한 송이에 5만 원에 달하는 가격이 소비자들의 흥미를 끌 수 있을지가 문제다.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을 사용해 만든 사진입니다.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을 사용해 만든 사진입니다.

고급 청과 차별화에 나선 백화점 시장

최근 백화점들은 청과의 품종 차별화와 고급화 경쟁에 몰두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이 선보인 충남 태안에서 재배 중인 이탈리아 품종 '아말피 레몬'과 경기 포천 스마트팜에서 재배하는 '파파야' 등이 대표적이다.

아말피 레몬은 일반 레몬보다 크고 향이 진해 최고급 품종으로 꼽힌다. 이탈리아 지중해 연안에서 주로 재배되며 고급 레스토랑 셰프들이 즐겨 쓰는 과일로 알려져 있다. 그간 한국에서는 기후와 토양 조건이 맞지 않아 수입에 의존해 왔다.

태안 농장은 약 200평 규모에서 150그루 남짓한 나무를 키우고 있다. 한 나무에서 수확되는 양은 애초에 많지 않기 때문에 전체 생산량도 10~20kg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만큼 희소성이 높아 소비자 사이에서 인기도 높다.

경기도 포천에서 국내 최초로 재배에 성공한 파파야 역시 신세계 신선식품팀이 단독으로 판매하고 있다. 기존에는 수입산 파파야가 대형 마트와 일부 식자재 시장을 통해서만 유통됐으나 이제는 국내산 파파야가 안정적으로 공급되며 선택지가 늘어난 셈이다.

home 한소원 기자 qllk338r@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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