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 벗고 싶은 사람들에게 희소식…"안약 한 방울이면 시력 2년 지속"
2025-09-16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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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 벗고 안약 한 방에 노안 해결?
2년간 지속되는 획기적 노안 치료법 등장
안경이나 수술 없이 특수 안약을 통해 노안을 교정할 수 있다는 임상 결과가 발표돼 학계와 환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하루 두 차례 점안만으로 시력이 개선됐으며, 효과가 최대 2년간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비침습적인 방법으로 장기간 효과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향후 노안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꿀 가능성이 제기된다.
◆ 필로카르핀과 디클로페낙 결합
이번 연구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노안연구센터 연구팀이 진행했으며, 지난 8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유럽백내장·굴절수술학회(ESCRS)에서 결과가 공개됐다. 연구진은 기존 녹내장 치료제로 쓰이는 필로카르핀(pilocarpine)과 소염제 디클로페낙(diclofenac)을 결합해 특수 안약을 개발했다. 필로카르핀은 동공을 축소시키고 수정체 조절근을 수축시켜 가까운 사물에 초점을 맞추도록 돕는다. 반면 디클로페낙은 장기간 사용 시 나타날 수 있는 염증이나 통증, 출혈을 완화해 약물의 안전성을 높인다. 두 성분의 결합은 효과와 부작용 관리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 766명 대상 임상 시험, 효과 최대 2년
연구는 평균 연령 55세 환자 766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하루 두 번, 약 6시간 간격으로 농도가 다른 안약을 점안했다. 그 결과 1% 농도 그룹(148명)의 99%는 시력검사표에서 두 줄 이상 더 읽을 수 있었으며, 2% 농도 그룹(248명)의 69%와 3% 농도 그룹(370명)의 84%는 세 줄 이상 시력이 개선됐다. 효과는 평균 434일 동안 유지됐으며 일부 환자에서는 2년에 가까운 지속 효과가 관찰됐다. 이는 노안 치료제 중에서도 장기간 효과를 입증한 드문 사례다.
◆ 경미한 부작용, 추가 검증은 필요
심각한 부작용은 보고되지 않았지만 일부 환자들은 일시적으로 눈 따가움, 시야 흐림, 두통 등을 경험했다. 이는 대부분 단기간에 그쳤으나, 장기적으로 반복 사용했을 때 안전성을 확신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검증이 필요하다. 독일 보훔 루르대학교의 부르크하르트 딕 교수는 “놀라운 성과지만 장기간 관찰 연구가 뒤따라야 한다”고 평가했다. 새로운 치료법이 실생활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수천 명 규모의 추가 임상과 다양한 연령·질환군에서의 안전성 검증이 요구된다.
◆ 노안 치료 패러다임 변화 가능성
노안은 나이가 들면서 수정체의 탄력이 줄어 가까운 사물에 초점을 맞추기 어려워지는 대표적인 노화 현상이다. 현재까지는 돋보기 안경이나 다초점 렌즈, 수술적 교정이 주요 대안이었다. 그러나 안경 착용에 따른 불편함, 수술의 부담과 비용 문제로 인해 새로운 치료법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번 연구는 안약이라는 간단한 방법만으로도 장기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 생활의 질 개선 기대
전 세계적으로 40세 이상 성인의 80% 이상이 노안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령화가 가속화되는 사회에서 노안 치료제 개발은 삶의 질과 직결되는 중요한 과제다. 만약 이번 안약이 상용화된다면, 수술을 원하지 않거나 안경 착용에 불편을 느끼는 이들에게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 다만 환자의 생활 습관, 기저 질환, 약물 사용 이력에 따라 효과와 부작용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의료진의 충분한 상담과 검진을 거친 후 사용해야 한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를 토대로 대규모 장기 임상을 이어갈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노안을 단순히 불가피한 노화 현상으로 여기지 않고 적극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며 “생활 속 불편을 줄이면서 안전성을 확보하는 치료제 개발이 관건”이라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