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에 밟힐 정도...뜰채만 끌었는데 서해안서 대물만 잡힌 ‘국민 수산물’
2025-09-17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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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안 갯벌, 꽃게 천국으로 변신!
풍어의 비밀, 바다가 품은 놀라운 선물
서해안 갯벌이 올가을 전례 없는 꽃게 풍년을 맞았다. 최근 한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상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며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았다.

유튜브 채널 ‘TV생물도감’은 “대물 꽃게들이 이렇게 말도 안 되게 잡힌다니 ㄷㄷ 넘 행복합니다ㅎㅎ”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 유튜버는 “요즘 한창 대발생했다는 꽃게를 잡으러 서해안 갯벌에 나왔다”며 직접 해루질에 나섰다. 그는 “사이즈도 엄청 크고 올해는 풍년이라 수량이 어마어마하다”고 설명했다.
잡이 방식은 단순했다. 바닷물이 탁해 시야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그는 발로 바닥을 더듬고, 뜰채를 끌며 꽃게를 잡았다. 그런데 결과는 놀라웠다. 카메라를 켜기도 전, 둥둥 떠다니던 꽃게를 건져낸 데 이어 싱싱한 대물 꽃게가 줄줄이 잡혔다. 유튜버는 “얘들은 몰려다니는 습성이 있어 한 번에 나타날 때 확 잡힌다”고 덧붙였다.

현장 상황은 믿기 어려울 만큼 풍성했다. 뜰채를 끌고만 다녀도 꽃게가 저절로 걸려들었고, 걷다 발에 밟히는 경우까지 있었다. 특정 포인트가 아니어도 꾸준히 꽃게가 잡혔으며, 뭍으로 돌아가는 길에 뜰채에 세 마리가 한꺼번에 걸려드는 장면도 연출됐다. 그는 “주작을 해도 이렇게는 안 된다”며 연이어 잡히는 꽃게 양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물색이 흐려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 조건에서도 어획량은 줄지 않았다. 영상 후반부에는 손바닥 크기의 참게들이 돌 틈에서 줄줄이 발견되며 손으로 주워 담는 장면도 담겼다.

해당 영상은 누리꾼들의 호응을 얻었다. “와, 진짜 기분 최고일 듯”, “이번엔 걸어 다니면서 건지시네요”, “세 마리 동시에 잡힌 건 처음 본다”는 댓글이 이어졌다.
실제 현장 상황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수협중앙회에 따르면 지난달 11일부터 이달 9일까지 전국 꽃게 위판량은 3,690톤에 달했다. 최근 10년 사이 같은 기간 기준으로 가장 많은 수준이다.
풍년의 원인으로는 해양 환경 변화가 꼽힌다. 전문가들은 “서해 저층에 형성된 차가운 물웅덩이가 지난해보다 남쪽과 연안까지 확장되면서 따뜻한 물을 선호하는 꽃게들이 연안 어장으로 대거 이동했다”고 설명한다. 이는 꽃게 어획량 증가로 직결돼, 올해는 예년보다 수월한 가격에 소비자들이 꽃게를 맛볼 수 있는 상황이 마련됐다.
꽃게는 ‘국민 수산물’로 불릴 만큼 우리 식탁과 가까운 어종이다. 가을철 산란기를 앞둔 지금이 살이 오르고 알이 꽉 찬 제철로 꼽힌다. 찜, 탕, 무침 등 다양한 방식으로 소비되며, 특히 서민들이 즐겨 찾는 가을 대표 별미다. 이번 풍년은 가정은 물론 추석 차례상을 준비하는 소비자들에게도 반가운 소식이 될 전망이다.

영상 속에서 드러난 서해안의 풍성한 조황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올해 해양 조건이 빚어낸 결과물이다. 발에 밟힐 만큼 넘쳐나는 꽃게는 한 해 풍요를 실감케 하면서도, 동시에 바다 생태계와 수산 자원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