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부터 10월까지가 최고 맛있어…엄청 기다렸는데 드디어 풀리는 '이 과일'

2025-09-18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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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변이에서 태어난 새로운 품종
이천이 낳은 황금빛 과일

경기 이천시 장호원읍 진암리. 이곳 3만㎡ 규모의 과수원에서는 요즘 수확의 손길이 분주하다. 나무마다 주렁주렁 매달린 황금빛 복숭아가 제철을 맞아 탐스럽게 익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바로 '장호원 황도'에 대한 이야기’다. 달콤한 향기가 농장 가득 번지고, 농민들의 손에는 막 수확한 복숭아가 담긴 상자가 끊임없이 실려 나간다.

장호원 황도는 이천을 대표하는 특산물로, 전국 최고 품질을 자랑하는 복숭아로 꼽힌다. 이천은 미백도와 장호원 황도라는 한국 복숭아 주요 품종의 발상지다. 그중에서도 황도는 9월 상순부터 10월 상순까지가 가장 맛있는 시기다. 신맛은 적고 당도가 높으며, 과즙이 풍부해 입안 가득 달콤한 향을 남긴다. 특히 진하고 부드러운 과육 덕분에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기 좋은 과일로 손꼽힌다.

장호원 황도의 역사는 흥미롭다. 1963년 농부 최상용 씨가 일본에서 들여온 ‘엘버타’ 품종이 장호원 지역에서 뜻밖의 돌연변이로 발견됐다. 이후 농가와 연구자들이 이 품종을 발전시켰고, 1994년 '장호원 황도'라는 이름을 공식적으로 얻으며 이천을 대표하는 품종으로 자리 잡았다. 단순한 품종을 넘어 이천 농업사의 중요한 한 페이지를 장식한 셈이다. 지금은 전국에서 ‘황도’라 하면 장호원을 먼저 떠올릴 만큼 브랜드화에 성공했다.

장호원 햇사레 복숭아로 불리는 장호원 황도. / 이천시 제공
장호원 햇사레 복숭아로 불리는 장호원 황도. / 이천시 제공

9월 초에서 10월 초까지의 장호원 황도는 맛과 향이 절정에 이른다. 햇볕이 강한 여름을 지나면서 당분이 충분히 축적되고, 낮과 밤 일교차가 커지는 9월 기후가 복숭아를 더욱 달고 향기롭게 만든다. 당도는 평균 13브릭스 이상을 기록하는데, 이는 일반 복숭아보다 높은 수치다. 과즙 또한 풍부해 한입 베어 물면 손끝까지 흘러내릴 정도다.

여름철 복숭아가 끝나갈 즈음, 장호원 황도는 마치 가을이 건네는 선물처럼 등장한다. 한 해 농민들의 정성과 기후의 조화가 빚어낸 이 과일은 단순한 먹거리를 넘어 이천의 상징이자 자부심으로 자리 잡았다.

9월부터 10월까지 단 한 달 남짓한 짧은 제철이기에, 이 시기를 놓치면 제대로 된 장호원 황도를 맛보기 어렵다. 그래서 소비자들은 해마다 이 시기를 손꼽아 기다린다. 해가 갈수록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고, 축제를 통해 지역의 역사와 문화가 덧입혀지면서 장호원 황도는 단순한 과일을 넘어선 특별한 경험이 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이 시기 복숭아를 기다린다. 시장이나 직판장에 갓 나온 장호원 황도를 집어 들면 묵직한 무게감이 먼저 전해진다. 과육이 단단하면서도 잘 익으면 부드럽게 풀어지는 식감이 특징이다. 생과일로 즐기거나 잼, 주스, 디저트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맛있는 황도.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맛있는 황도.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이천시는 장호원 황도의 명성을 이어가기 위해 해마다 대규모 축제를 연다. 올해도 오는 19일부터 21일까지 장호원읍 햇사레농산물유통센터 일원에서 '제29회 햇사레 장호원복숭아축제'가 열린다.

축제장에서는 장호원 복숭아 직판장이 운영돼, 신선한 복숭아를 시중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복숭아로 만든 다양한 디저트 판매 부스도 마련돼, 아이스크림과 케이크 등 색다른 맛을 즐길 수 있다.

문화 행사도 풍성하다. 청소년 커버댄스 경연, 가요제, 밴드 공연 등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무대가 이어진다. 지역 주민과 방문객이 함께 어울리는 장터 같은 분위기 속에서, 단순한 농산물 축제를 넘어 지역 문화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축제 기간에는 교통 혼잡을 줄이기 위해 경기도교육청 남부연수원 주차장이 임시주차장으로 운영된다. 이곳에서 축제장까지 셔틀버스가 수시로 운행돼 방문객들의 편의를 돕는다. 이천시는 매년 수만 명이 축제장을 찾으면서 지역 경제에도 상당한 활력을 불어넣는다고 설명했다. 농가의 복숭아 판매 확대는 물론, 지역 상권과 숙박·음식점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난다.

유튜브, EBSDocumentary (EBS 다큐)
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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