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이던 가격 풀리자…고급 과일 꺾고 추석 선물 1위 오른 ‘이 과일’ 정체

2025-09-1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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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속 폭등했던 사과, 추석에는 돌아왔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다시 사랑받는 국민 과일

한때 금값처럼 치솟으며 소비자들의 장바구니를 멀어지게 했던 사과 가격이 추석 대목을 앞두고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대형 산불과 이상기후, 기록적인 폭염이 겹치며 사과값은 봄과 여름 내내 고공행진을 이어갔지만, 최근 추석을 앞두고 유통 물량이 늘면서 상황이 반전된 것이다.

기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자료 사진
기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자료 사진

대형마트들도 사과와 배 가격 안정화를 위해 선제적으로 물량을 확보하고, 프로모션을 강화하며 소비자 잡기에 나섰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추석 성수기 선물 시장의 판도가 달라졌다. 샤인머스캣, 망고 등 고급 과일과 신품종 과일들이 앞다투어 등장했지만, 결국 선물 수요의 중심은 다시 ‘국민 과일’ 사과가 차지했다.

SBS 등 보도에 따르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국내 소비자 319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추석 구매 예정 선물 1위는 사과(17.3%)로 집계됐다. 이어 과일 혼합세트가 17%로 2위를 차지했는데, 이는 지난해 3위에서 한 계단 오른 성적이다. 혼합세트 구성 역시 사과와 배, 샤인머스캣, 복숭아, 포도 등 전통 강세 품목이 주를 이뤘다.

소비자들의 선택 배경에는 ‘가성비’가 자리 잡고 있다. 이마트는 추석 선물 예약이 시작된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10일까지 판매된 과일 선물 세트 중 1~3위가 모두 5만 원 미만의 상품이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5만 원 이하 과일 세트 매출은 지난해보다 55%나 증가했다. 가장 많이 팔린 상품은 3.6㎏ 구성의 ‘유명산지 사과’였고, 이어 ‘사과&배 VIP 세트’와 ‘나주 전통배 세트’가 뒤를 이었다.

국민 과일 사과 자료사진 / 뉴스1
국민 과일 사과 자료사진 / 뉴스1

롯데마트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달 14일부터 이달 16일까지 판매량 상위 5개 추석 과일 선물 세트 가운데 3개가 5만 원 미만이었다. 충주산 프레샤인 사과와 나주 청미래 배 등이 대표 상품으로 꼽혔다. 홈플러스는 아예 “5만 원 이하 과일 세트가 대세”라고 강조하며, 해당 가격대 상품 매출이 전년 대비 128%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백화점은 차별화를 위해 이색 과일과 신품종 과일 선물세트를 강화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고당도 멜론 ‘러시멜로’, 신품종 ‘크리스탈 포도’, 당도 25브릭스에 달하는 ‘로얄바인 포도’, 국내산 청망고 등을 앞세워 고급 시장을 겨냥했다. 신세계백화점은 경기 포천에서 재배한 국산 파파야 ‘스위탄’과 로얄바인 포도를 새롭게 선보이며, 지난해 첫선을 보였던 강원 양구 펀치볼 사과 물량도 20% 확대했다. 현대백화점은 고온에서도 착색이 잘되는 ‘이지플 사과’, 황금빛의 ‘골든볼 사과’ 등을 내놓으며 소비자 선택지를 늘렸다.

과일 선물세트 / 연합뉴스
과일 선물세트 / 연합뉴스

하지만 신품종이나 이색 과일의 도전에도 불구하고, 올해 추석 소비자 선택의 무게 중심은 여전히 사과에 쏠리고 있다. 가격 안정화에 힘입어 ‘국민 과일’로서의 입지를 재확인한 셈이다. 특히 한때 ‘금값’이라는 표현까지 나왔던 상황을 떠올리면, 소비자들에게는 “다시 돌아온 합리적인 사과”라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다.

명절 선물 시장은 해마다 기후 변화와 가격 등락에 따라 판도가 흔들리지만, 올해만큼은 사과가 다시금 확실한 1위를 굳힌 모습이다. 고급 과일이든 신품종이든, 결국 소비자가 선택한 건 익숙하면서도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은 ‘국민 과일’ 사과였다.

유튜브, KBS News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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