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한학자 통일교 총재 구속영장 청구…권성동 구속 후 첫 소환조사
2025-09-18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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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전 통일교 한학자 총재 및 정원주 전 총재 비서실장(천무원 부원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18일 한학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총재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박상진 특별검사보는 이날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오늘 오전 통일교 한학자 총재 및 정원주 전 총재 비서실장(천무원 부원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한 총재에게 적용한 혐의는 정치자금법 위반, 청탁금지법 위반, 증거인멸교사, 업무상 횡령 등 총 4가지다. 한 총재는 전날 특검 사무실에서 약 9시간 30분간 피의자 조사를 받았다.
한 총재는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씨, 정원주 부원장과 함께 2022년 1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정치자금 1억 원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윤석열 정부의 통일교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권 의원은 같은 혐의로 지난 16일 구속된 상태다.
또한 한 총재는 2022년 4월부터 7월까지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매개로 김건희 여사에게 값비싼 목걸이와 샤넬 가방을 전달하며 교단 관련 사안을 청탁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한 총재의 지시에 따라 국가가 운영돼야 한다는 '정교일치' 이념을 구현하기 위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게 체계적으로 접근했다. 각종 청탁과 금품 제공 행위는 모두 한 총재의 사전 승인을 받아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통일교 측은 이런 행위들이 전 본부장 윤 씨 개인의 독단적 행동이었을 뿐 교단 차원의 조직적 개입은 없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특검팀은 지난 8일, 11일, 15일 세 차례에 걸쳐 한 총재의 출석을 요구했으나, 한 총재 측은 심장 관련 의료 시술 등을 사유로 계속 불출석했다. 이후 17일 또는 18일 자진 출석하겠다고 통보했다.
하지만 특검팀이 체포영장 신청 가능성을 언급하자 전날 임의 출석해 장시간 조사를 받았다. 특검팀은 한 총재가 수사 협조 의지가 없고 증거인멸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즉시 구속영장을 신청한 것으로 보인다.
한 총재가 구속 위기에 처한 것은 2012년 9월 통일교 총재직에 오른 이후 처음이다. 정원주 부원장도 함께 구속영장이 신청됐는데, 그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전달한 혐의와 함께 한 총재의 원정 도박 관련 수사 정보를 입수한 후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정 부원장은 지난달 8일과 20일 두 차례 특검 사무실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바 있다.
특검팀은 이날 오후 2시부터 구속된 권성동 의원에 대한 피의자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권 의원이 구속된 이후 처음으로 진행되는 조사다.
한편 특검팀은 같은 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 대한 세 번째 강제수사도 진행했다. 통일교 신도들의 당원 가입 실태를 확인하기 위한 관련 자료 확보가 목적이다.
박 특검보는 "국민의힘 당사를 방문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