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오요안나 오빠 “장례식도 안 왔으면서 무슨 검은 옷이냐”

2025-09-18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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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과 분노, 오요안나 유족의 눈물

고 오요안나 MBC 기상캐스터의 친오빠가 고인의 1주기에 발표된 MBC의 공식 입장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18일 스타뉴스 보도에 따르면 고인의 오빠 오상민 씨는 입장문을 “꼬리 자르기에 불과하다”는 말로 평가하며, 동생의 근로자성을 부정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오 씨는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내 동생이 근로자가 아니라는 말도 안 되는 억측”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출퇴근 시간이 정해져 있고, 업무도 반복성을 가진다. 시간을 정해놓고 정해진 일을 하는데 그게 근로자가 아니면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고 오요안나 / 유튜브 'BBC News 코리아'
고 오요안나 / 유튜브 'BBC News 코리아'

그는 또 고인의 동료 기상캐스터들이 지난 15일 검은 옷을 입고 방송에 출연한 것에 대해서도 불쾌감을 표시했다. “장례식에 오지도 않았으면서 무슨 추모냐”는 말과 함께, 형식적 행동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이어 모친의 단식 농성 상황을 언급하며 “물론 몸 상태가 괜찮지는 않다. MBC가 우리의 목소리를 듣지 않으니, 눈이라도 있다면 (모친의 모습을) 보기라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 씨는 “엄마가 단식 농성 5일째부터 힘들다고 하셨다. 당시 안형준 사장이 농성장 주변을 다녀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그럼에도 엄마는 그 자리에서 끝까지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아들로서는 걱정스럽지만 말리지 않았다. 본인의 뜻이 가장 중요하다”고 전했다.

오요안나는 지난해 9월 15일, 2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이 소식은 세 달이 지난 12월 10일에서야 외부에 알려졌다. 이후 지난 1월 고인이 일부 동료 기상캐스터들에게 괴롭힘을 당했다는 주장이 불거지며 사회적 파장이 커졌다.

유튜브 'BBC News 코리아'
유튜브 'BBC News 코리아'

논란이 확산되자 MBC는 진상규명 방안을 마련했다. 1월 31일 외부 전문가를 위원장으로 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리겠다고 발표했고, 2월 3일 출범을 공식화했다.

이어 5월 19일 고용노동부가 특별근로감독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고인에게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다”는 결론이 나왔지만, 오요안나가 근로자로 인정되지 않아 관련자들을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처벌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MBC는 당시 “고용노동부의 결과를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인다”며 “재발 방지 대책과 조직문화 개선, 노동관계법 준수를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밝혔다.

유튜브 'BBC News 코리아'
유튜브 'BBC News 코리아'

고인의 1주기를 맞은 지난 15일, MBC는 새로운 제도 개편을 알렸다. 프리랜서 기상캐스터 제도를 폐지하고, 대신 ‘기상기후 전문가’ 제도를 도입해 정규직으로 채용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이들은 기존 기상 방송 출연은 물론 취재와 콘텐츠 제작까지 담당해 보다 전문적인 기상·기후 정보를 전달하게 된다.

MBC는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 공개 채용을 통해 기상기후 전문가를 선발할 것”이라며 지원 자격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관련 전공자, 자격증 소지자, 업계 경력 5년 이상인 자가 대상이며, 기존 프리랜서 기상캐스터도 지원할 수 있다고 밝혔다. MBC는 또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족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아울러 “민사소송 당사자 간 동의가 있을 경우, 진상조사위원회 조사 결과를 공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고인의 어머니 / 유튜브 'BBC News 코리아'
고인의 어머니 / 유튜브 'BBC News 코리아'

그러나 유족과 시민단체는 즉각 반발했다. 이들은 “MBC 발표는 고인의 노동자성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어머니가 제2의 피해를 막기 위해 단식 농성을 이어갔는데, 그 결과가 동료 기상캐스터들의 고용 불안으로 이어지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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