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말이 '미인' '애틋한 사랑'인데... 당황스러운 냄새로 유명한 한국 나물

2025-10-03 06:14

add remove print link

우울증에 특히 효능 뛰어나다는 한국의 '악취 식물'

마타리 / 국립생물자원관
마타리 / 국립생물자원관

여름 끝자락에 산길을 걷다 보면 키 큰 줄기 위에 노란 꽃송이를 우산처럼 펼친 식물을 만날 수 있다. 이 아름다운 꽃에 코를 가까이 대면 예상과 전혀 다른 냄새에 깜짝 놀라게 된다. 바로 썩은 된장 같은 지독한 악취를 풍기는 마타리다. 마타리 꽃말이 '미인', '무한한 사랑', '애틋한 사랑' 등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꽃에서 나는 냄새가 더욱 당황스럽게 다가올 수도 있다.

마타리 / '텃밭친구' 유튜브
마타리 / '텃밭친구' 유튜브

마타리는 마타리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높이 60~150cm까지 자란다. 주로 산과 들의 양지바른 곳에서 자란다. 한국 전역과 일본, 대만, 중국 만주, 러시아 동시베리아 등에 분포한다.

마타리란 이름은 순수한 우리말로, 줄기가 가늘고 긴 모습이 늘씬한 말의 다리를 닮았다 해서 '말다리'로 불렸다가 '마타리'로 바뀌었다는 설이 있다. 뿌리에서 썩은 된장 같은 냄새가 나기 때문에 한의학에서는 패장이라고도 부른다.

‘동의보감’에서는 패장에 대해 "성질은 평하고 맛은 쓰고 짜며 독이 없다. 어혈이 여러 해 된 것을 헤치고 고름을 삭여 물이 되게 하며 또 몸푼 뒤의 여러 가지 병을 낫게 하고 쉽게 몸풀게 하며 유산하게 한다"고 기록하고 있다. 또한 "몹시 뜨거운 열과 불에 덴 것, 창양, 옴과 버짐, 단독을 낫게 하고 눈에 피가 진 것, 눈에 군살이 돋아난 것, 귀를 앓아 듣지 못하는 것을 낫게 한다"고 했다.

한의학에서는 마타리 뿌리가 열을 내리고 독소를 빠져나가게 하며 고름을 내보내고 소변을 잘 나가게 하는 작용이 있다고 본다. 맹장염, 냉증, 자궁염, 눈충혈, 종기, 부종, 산후조리를 잘못해서 생긴 병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과거에는 치질이나 치루로 항문에서 피나 고름이 날 때에도 마타리 전초를 말려서 가루 내어 막걸리에 타서 먹는 민간요법이 있었다.

마타리 / 국립생물자원관
마타리 / 국립생물자원관

마타리는 신경계 질환에 뛰어난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마타리 뿌리 알코올 엑기스로 만든 알약으로 잠을 잘 못 자는 신경쇠약 환자를 치료했더니 유효율이 80%에 달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신경쇠약이나 불면증에는 마타리 뿌리 10~15g을 물에 달여 하루 두세 번에 나누어 먹으면 도움이 된다고 한다.

대장과 소화기관 건강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 특히 대장질환에 특효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에 이상이 있는 경우나 장염, 대변에 피나 고름이 섞여 나오는 경우 마타리 뿌리를 가루 내어 복용하면 효험이 뛰어나다고 한다. 오래 발효된 묵은 된장 냄새가 나는 마타리 뿌리는 장기능을 개선하는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마타리는 해독 작용과 항염 효과도 뛰어나다. 마타리 뿌리를 달여 먹거나 가루를 내어 복용하면 몸의 열을 내리고 독을 해독하는 작용이 있으며, 특히 오래된 어혈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다. 소변이 잘 안 나오는 경우에 복용하면 몸의 원활한 이뇨작용으로 소변이 잘 나오게 한다.

신우신염이나 방광염에도 좋은 효과가 있다. 마타리는 방광의 습열을 없애고 오줌을 잘 나가게 하며 통증을 멎게 하는 효력이 있는 약초다. 마타리 달인 물은 포도상구균과 용혈성연쇄상구균, 대장균, 이질아메바에 대한 억균작용을 지니고 있다.

출산 후 산모의 건강에도 여러 가지 도움이 된다. 출산 후 몸속의 나쁜 독소를 몸 밖으로 배출하는 효과와 출산 후에 찾아오는 각종 질병을 낫게 하고 혈을 잘 돌게 해 어혈을 풀어주고 열을 내리는 등 출산 후 산모의 건강 회복에 효과적이다.

한의학에서는 마타리를 전립선 치료제로 쓸 만큼 약리적 효능이 뛰어나다고 본다. 마타리는 방광의 습을 없애주어 소변이 잘 나오게 하고 이로 인한 전립선의 자연적인 치유에 많은 도움이 되는 약초로 알려져 있다.

마타리 / 국립생물자원관
마타리 / 국립생물자원관

피부질환에도 효과가 있다. 피부에 종기나 부스럼 등 각종 피부질환이 있을 경우 마타리의 잎과 뿌리를 찧어서 환부에 바르면 종기의 고름이 없어지고 부스럼 등이 사라진다고 한다. 각종 피부질환에 독성 제거와 소염작용에 마타리는 좋은 약리적 효험이 있다고 전해진다.

북한에서 펴낸 ‘약초의 성분과 이용’에는 "뿌리를 봄 또는 가을에 캐어 물에 씻어 햇볕에 말린다. 마른 뿌리는 간장 썩은 냄새와 비슷한 냄새가 있다 해서 패장이라 한다"라고 기록돼 있다.

약재로 사용할 때는 여름과 가을에 뿌리가 달린 전초를 채취해 햇볕에 말린 것을 쓰며, 하루에 10~15g을 달여서 먹는다. 어린잎은 나물로도 먹을 수 있다. 데쳐서 쓴맛을 우려내고 무쳐 먹는다. 된장국 재료로 이용해도 좋다. 묵나물이로도 이용한다.

마타리는 양지바른 곳에 심고 흙이 너무 마르지 않도록 관리하면 된다. 어떤 환경에서든 비교적 잘 자라고 옮겨심기도 쉽다.

마타리 / '텃밭친구' 유튜브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