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세연 경영권, 앙숙인 장사의신(은현장)이 집어삼켜... 초유의 일 발생
2025-09-19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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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현장, 강용석 지분 인수 후 주주총회 소집해 경영권 장악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에 음식 콘텐츠가 18일부터 뜬금없이 올라오고 있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가세연은 MBC 기자 출신의 우파 유튜버 김세의가 운영하는 우파 성향 유튜브 채널이다. 구독자 108만 명이나 되는 대형 채널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는 콘텐츠로 유명하다.
그런데 최근 이 채널에 돌연 음식 관련 영상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바로 유명 음식 유튜버 '장사의신' 은현장이 가세연의 절반 지분을 사들여 주주가 됐기 때문이다.
은현장은 전국 맛집을 소개하고 요리 노하우를 알려주는 음식 콘텐츠로 유명한 유튜버다. 그런 그가 왜 정치 채널인 가세연에 관심을 갖게 된 걸까.
김세의와의 갈등에서 사태가 시작됐다. 은현장은 "김세의가 나에 대한 거짓 폭로를 해서 회사 매출 50억 원이 날아갔다"라면서 "6개월 동안 유튜브에서 나락을 갔고 공중파 방송과 광고 계약이 모두 끊겼다"고 주장한다.
양측 갈등이 절정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은현장이 모두가 예상 못한 선택을 한다. 아예 가세연의 주주가 돼서 김세의를 몰아내겠다고 마음먹은 것. 은현장은 가세연 전 멤버였던 방송인 강용석의 지분 50%를 전격 매수했다. 그런 다음 가세연 주주총회를 열어 자신을 가세연 대표이사로 선임하고, 대표이사 월급을 무급으로 바꾸며, 2021~2025년 법인 통장 내역을 공개하는 등의 안건을 회부하기로 했다.
법원은 은현장의 손을 들어줬다. 가세연 법인 통장 1억 2000만 원에 대한 가압류 결정을 내렸고, 은현장을 주주총회 의장으로 임명했다. 은현장이 주주총회를 열어 회사 경영에 개입할 법적 권한을 갖게 된 것.
은현장은 주주총회를 앞두고 치밀하게 준비했다. 회계사, 세무사, 변호사와 함께 가세연의 회계장부와 세무조정 계산서를 분석해 해당 자료를 법원에 제출했다.
은현장은 자기 건물에 거대 현수막도 걸었다. 2000만 원을 들여 가로 20m, 세로 16m 크기로 가세연 주주총회가 열린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제작했다. "지나가는 모든 국민이 가세연 주주총회가 열린다는 걸 알게 하겠다"며 대대적인 홍보에 나선 것이다.
주주총회가 열리기 전 은현장은 ‘장사의신’에서 자신의 최종 목표가 가세연 경영권을 완전히 장악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김세의를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게 하고 내가 가세연을 운영하겠다"며 "김세의가 가장 지키고 싶어 하는 가세연 채널을 장사의신이 가져오겠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마침내 주주총회가 열렸다. 은현장의 승리였다. 지난 16일 열린 가세연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교체 등 은현장이 올린 주요 안건이 통과됐다.
은현장은 18일 자신의 ‘장사의신’에 주주총회 결과를 공개하며 “제가 올린 모든 안건이 잘 처리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세의 전 가세연 대표이사의 보수 지급을 중단했고, 대표이사로 자신을 추천했다고 전했다. 김세의 측 대리인이 다른 후보를 대표로 추천하지 않았다고도 밝혔다. 가세연 경영권을 완전히 장악했다는 것이다. 18일부터 가세연에 뜬금없이 음식 콘텐츠가 올라온 이유다.
은현장은 주주총회 녹화 영상과 관련 자료를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라면서 자신이 가세연 대표이사로 취임했다는 내용의 공지를 조만간 올리겠다고 밝혔다.
은현장은 ‘장사의신’에 올린 영상에서 "가세연 회사를 망하게 하려는 게 아니다. 영향력이 크고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채널인데 김세의의 잘못된 경영으로 레카 채널이 됐다"며 인수 이유를 설명했다.
은현장은 "김세의 때문에 내가 쌓아온 모든 것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다"며 분노를 드러냈다. 그는 "직원들은 뿔뿔이 흩어졌고 주변 사람들까지 공격을 당했다. 김세의의 허위 사실 때문에 벼랑 끝으로 몰린 사람들이 굉장히 많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