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안 따진다지만, 그래도 '차례상엔 올리지 않는' 음식들

2025-10-0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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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을 공경하는 마음을 담은 음식 선택이 중요

추석은 조상을 기리는 중요한 명절이다. 우리 전통에서 차례상은 단순한 음식상이 아니라 후손이 정성을 다해 선조에게 감사와 존경을 드리는 자리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음식을 올려야 하는지뿐 아니라, 올려서는 안 되는 음식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 하지만 요즘은 격식이 보다 자유로워져 고인이 생전 좋아하던 음식을 올리는 경우도 있다. 그렇더라도 차례상은 단순한 식탁이 아닌 예법과 상징이 담긴 의식의 일부이기에 작은 실수라도 신중하게 다루어야 한다.

차례상에 보통 올리지 않는 음식이 어떤 건지 알아보자.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 자극적인 향신료와 마늘, 고춧가루

차례상에 흔히 빠지는 실수가 고춧가루가 들어간 음식이다. 붉은색 양념은 전통적으로 상에 올리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고춧가루의 강한 자극성과 붉은 빛은 차례상의 단정함을 해친다고 여겨져 왔다. 같은 이유로 마늘, 파, 부추 같은 강한 향을 가진 채소도 피한다. 불교에서 오신채라 불리는 이 재료들은 자극적이고 번뇌를 일으킨다고 하여 제사상에 맞지 않다는 해석이 전해진다.

◆ 자른 과일과 씨 없는 과일

과일을 올릴 때는 반드시 통째로 올려야 한다. 사과나 배를 잘라서 올리면 정성이 부족하다고 여길 수 있으며, 조상에게 예를 다하지 못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씨 없는 과일도 전통적으로는 올리지 않는다. 씨앗은 자손의 번영과 대를 이어간다는 상징성을 지니고 있어, 씨 없는 과일은 의미상 부적절하다는 이유에서다. 따라서 포도도 송이째 올리고, 사과·배·감 등은 깨끗이 씻은 뒤 껍질을 벗기지 않고 그대로 차려야 한다.

◆ 술의 종류와 올리는 방법

술은 조상께 올리는 중요한 제물 가운데 하나지만, 모든 술이 다 적합한 것은 아니다. 전통적으로는 맑은 술, 즉 청주를 올리는 것이 예법이다. 탁주나 막걸리는 가정의 상황에 따라 허용되기도 했지만, 가능하다면 투명하고 정제된 술을 올리는 것이 원칙으로 전해졌다. 또한 술잔을 가득 채우는 대신 7할 정도만 따르는 것이 예의다. 넘치도록 붓는 것은 조심해야 할 부분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 곡류와 어육의 제한

차례상에는 반드시 조율이시(대추, 밤, 배, 감)를 비롯한 기본 과일과 함께 곡류와 어육이 올라간다. 하지만 곡류 가운데 팥을 사용한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팥의 붉은색이 액운을 쫓는다는 속성이 있어 제사상에서는 부적합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또한 생선은 머리와 꼬리를 온전히 갖춘 것을 사용하며, 구이나 조림을 하더라도 몸체가 부서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토막 낸 생선이나 살만 발라낸 생선은 올리지 않는 것이 예법에 맞다.

◆ 국수나 면류 음식

국수와 같은 면류도 차례상에 올리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면은 길게 이어진 모양 때문에 장수를 기원하는 의미로 생일이나 잔치에는 쓰이지만, 제례의 자리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특히 국수는 끊어지지 않는 상징과 함께 제사상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하여 배제됐다.

◆ 복숭아와 팥의 금기 의미

복숭아와 팥도 차례상에서 제외되는 대표적인 음식이다. 복숭아는 예부터 귀신을 쫓는 힘이 있다고 전해져왔다. 그래서 집안의 부정한 기운을 막는 상징으로 쓰였지만, 조상을 모시는 자리에 귀신을 내쫓는 과일을 올리는 것은 예의에 맞지 않는다고 해석됐다. 팥 역시 붉은색이 액운을 막고 잡귀를 쫓는 의미로 사용되는데, 같은 이유로 차례상에는 올리지 않는 것이 전통이다. 다만 동지 팥죽처럼 특별한 풍습에는 활용되지만, 차례상 음식으로는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

◆ 정성이 담긴 올바른 차례상

차례상 차림은 전통과 현재가 만나는 지점이다. 반드시 지켜야 할 예법이 있더라도, 궁극적으로는 후손의 정성과 예의가 가장 중요하다. 무엇을 올리지 말아야 하는지 알고 준비한다면 불필요한 실수를 줄일 수 있고, 조상께 더 올곧은 마음으로 예를 다할 수 있다. 차례상은 음식을 차리는 행위가 아니라, 살아 있는 가족이 서로의 마음을 나누고 조상과 이어짐을 확인하는 의식이라는 점을 잊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

home 위키헬스 기자 wikihealth75@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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