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만드는 식혜, 깔끔한 맛 내려면 '밥 지을 때'가 관건입니다

2025-10-03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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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음식과 어울리는 전통 음료, 식혜

추석 연휴가 되면 집집마다 전과 갈비, 잡채 같은 기름진 명절 음식이 한 상 가득 차오른다. 하지만 이런 음식은 맛은 훌륭해도 소화에 부담을 주기 쉽다.

기름기가 많은 전을 여러 장 먹거나 양념이 진한 갈비를 곁들이다 보면 속이 더부룩해지고 소화가 더디게 느껴지는 것은 흔한 경험이다. 이럴 때 상에 자주 등장하는 전통 음료가 바로 식혜다. 식혜는 쌀과 엿기름으로 만든 달콤하면서도 은은한 맛의 음료로, 달콤함이 느끼한 맛을 잡아 주고 동시에 소화를 돕는 기능까지 갖추고 있어 명절에 빼놓을 수 없다.

유튜브 '김대석 셰프 TV'
유튜브 '김대석 셰프 TV'

◆ 집에서 맛있게 만드는 식혜의 핵심

식혜를 제대로 만들려면 무엇보다 발효 과정이 중요하다. 밥을 지어 식힌 후 엿기름을 우려낸 물과 섞어 따뜻한 곳에서 일정 시간 숙성시키는 과정이 식혜의 맛을 좌우한다. 이때 밥알이 떠오를 때까지 잘 발효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보통 6시간에서 8시간 정도면 밥알이 위로 올라오는데, 이때가 식혜가 제대로 숙성됐다는 신호다. 밥알은 포슬포슬하게 익고 국물은 은은한 노란빛을 띠며 적당한 단맛을 내야 한다. 발효가 부족하면 맛이 싱겁고, 너무 오래 두면 신맛이 날 수 있으므로 시간을 잘 조절해야 한다.

집에서 만드는 비법 중 하나는 밥을 너무 질게 짓지 않는 것이다. 질게 지은 밥은 국물에 풀어져 탁해지고, 밥알이 쉽게 흐트러진다. 또 엿기름을 우리기 전 미리 고운 체에 한 번 거르면 불필요한 찌꺼기를 줄여 맑은 국물을 얻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달콤한 맛을 위해 설탕을 첨가하는데, 이는 발효가 끝난 뒤 끓일 때 넣는 것이 좋다. 그래야 깔끔한 단맛이 유지되고, 상온에서도 맛이 오래 간다.

유튜브 '엄마의손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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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관 비결은 ‘온도 관리’

식혜는 발효 음료이기 때문에 잘못 보관하면 금세 맛이 변하거나 상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온도 관리다. 발효가 끝나면 바로 냉장고에 넣어 차갑게 보관해야 한다. 상온에 오래 두면 추가 발효가 진행돼 신맛이 나고, 거품이 생기며 마시기 어렵게 된다. 냉장 보관 시에는 보통 3~4일 정도가 적당하며, 더 오래 두려면 소분해 냉동 보관하는 것이 좋다. 냉동 보관 후에는 자연 해동해 마시거나 살짝 얼음처럼 차갑게 즐기면 원래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또 하나의 팁은 식혜를 끓일 때 충분히 가열하는 것이다. 발효가 끝난 뒤 한 번 끓여 주면 발효가 멈추면서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다. 다만 너무 오래 끓이면 밥알이 퍼지므로 국물이 끓어오르기 시작하면 불을 줄이고 적당히 끓여내는 것이 좋다. 유리병이나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고에 보관하면 향과 맛이 훨씬 오래 유지된다.

유튜브 '엄마의손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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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혜의 건강상 효능

식혜는 단순히 달콤한 음료가 아니라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엿기름 속에는 아밀라아제가 풍부하게 들어 있어 소화 기능을 촉진한다. 이 효소는 전이나 고기 요리를 먹은 뒤 더부룩한 속을 풀어 주고, 장 활동을 원활하게 해 준다. 실제로 옛날에는 과식 후 소화제를 대신해 식혜를 마시곤 했다.

또한 식혜에는 밥에서 나온 탄수화물과 당분이 있어 피로 회복에도 좋다. 명절 연휴 동안 이동으로 지치거나 과식으로 몸이 무거울 때 식혜 한 잔은 가볍게 에너지를 채워 준다. 더불어 수분이 풍부해 갈증 해소에도 효과적이며, 시원하게 마시면 입안의 느끼함이 사라지고 기분까지 상쾌해진다.

식혜에 들어 있는 곡물 성분은 장내 유익균 증식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장 건강이 개선되면 면역력도 함께 좋아지기 때문에 특히 명절처럼 과식과 불규칙한 식사로 장이 예민해질 때 유용하다. 또한 카페인이 없어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유튜브 '엄마의손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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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절 음식과 조화로운 전통의 맛

기름진 전과 갈비, 달콤한 약과와 송편을 차례로 맛보다 보면 어느새 속이 무겁게 느껴진다. 이럴 때 시원한 식혜 한 그릇은 단순한 음료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전통의 지혜가 담긴 소화제이자, 입맛을 정리해 주는 깔끔한 후식이 된다. 명절 연휴 동안 가정마다 식혜를 준비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결국 식혜는 단순히 맛을 내는 음료가 아니라, 명절 상차림에서 기름진 음식과 조화를 이루는 전통 건강 음료다. 집에서 제대로 만든 식혜는 가족 모두가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고,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최고의 선택이다. 올 추석에도 느끼한 음식 뒤에 시원한 식혜를 곁들인다면 더욱 풍성하고 건강한 명절이 될 것이다.

유튜브 '엄마의손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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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위키헬스 기자 wikihealth75@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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