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제일 좋아하는 건데…추석 앞두고 1kg에 3만원 코앞이라는 '국민 식재료'
2025-09-21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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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좋아하는 식재료 1위...추석 연휴 앞두고 가격 상승 이어져
한국인이 가장 즐겨 먹는 육류 식재료 가격이 kg당 3만원에 육박하며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 식재료의 정체는 바로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고기 부위 1위로 꼽히는 삼겹살이다. 추석 연휴를 약 2주 앞두고 벌어진 이례적인 가격 급등은 폭염과 돼지 전염병이 겹친 복합적 요인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해 다섯 번째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전국 위기 경보 '심각' 단계
지난 15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전날 경기도 연천군 미산면 소재 양돈농장에서 ASF 감염이 확인돼 전국 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됐다.
이번 발생은 지난 7월 파주 사례 이후 2개월 만의 재발생으로, 올해 들어 다섯 번째 확진 사례가 됐다. 감염 시 치사율이 100%에 달하는 이 바이러스성 출혈성 전염병으로 인해 해당 농장의 돼지 847마리가 즉시 살처분 조치됐다.
중수본은 확산 차단을 위해 초동 방역팀과 역학조사반을 현장에 급파하고 외부인과 차량 출입을 전면 차단했다. 이로써 올해 5월 20일부터 이달 11일까지 폐사 및 살처분으로 피해를 본 돼지 수는 14만 633마리에서 14만 1480마리로 늘어났다.

폭염 직격탄…도축량 두 달 연속 감소
여름철 기록적인 폭염도 돼지고기 공급에 큰 타격을 줬다. 지난 7월 돼지 도축량은 141만 5000마리로 전년 동기 대비 5.1% 줄어들었고, 8월에도 134만 8000마리로 작년 동월 대비 2.9% 감소세를 이어갔다.
극심한 더위로 돼지들이 폐사하면서 정상적인 사육과 출하가 어려워진 상황이다. 돼지고기 가격은 사육 마릿수보다 실제 도축량에 더 큰 영향을 받는 만큼, 공급 차질이 곧바로 시장가격에 반영됐다.

도매가 13% 급등, 소매가도 연쇄 상승
축산물품질평가원 자료를 보면, 털 제거를 완료한 탕박 돼지 1㎏ 도매가격이 5월 30일 6330원에서 이달 10일 7163원으로 13.2% 급등했다.
작년 같은 시기에는 5월 말부터 8월 초까지 5000~6000원대에서 거래되다가 추석 직전인 9월에 7000원대로 오르는 패턴을 보였다. 하지만 올해는 추석을 한 달여 앞둔 시점부터 이미 7000원을 돌파한 상태다.
소매가격 상승폭도 만만치 않다. 같은 기간 삼겹살 1㎏ 소매가는 2만 6820원에서 2만 9270원으로 9.1% 뛰어올라 3만원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부위별로는 삼겹살 100g이 5월 2587원에서 지난달 2802원으로 8.3%, 목심은 2405원에서 2611원으로 8.6%, 앞다리는 1456원에서 1582원으로 8.7% 각각 상승했다.
국내산 삼겹살 1kg에 7만 원 넘기도...소비자 체감 부담 더욱 심각
실제 매장에서 소비자들이 느끼는 가격 부담은 통계보다 훨씬 크다. 수원시내 한 대형마트에서는 국내산 구이용 삼겹살 400g이 2만 9900원에 판매되고 있어 1㎏당 약 7만 5000원 수준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소비자들은 국산 대비 약 30% 가량 저렴한 수입산 돼지고기를 찾고 있다.

소비량 압도적 1위...한국인 최애 식재료 '삼겹살'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이 지난 3월 발표한 '농업전망 2025'에 따르면, 작년 국민 1인당 돼지고기 소비량은 30㎏으로 집계됐다. 이는 닭고기(15.2㎏)와 소고기(14.9㎏)를 합친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소비자 507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63.2%가 가장 선호하는 육류로 돼지고기를 선택했다. 이어 소고기(21.1%), 닭고기(14.7%), 오리고기(1.0%) 순이었다.
돼지고기 중에서도 삼겹살의 인기는 압도적이다. 응답자의 60.0%가 가장 좋아하는 부위로 삼겹살을 꼽았고, 목심(24.5%), 갈비(7.8%), 앞다릿살·뒷다릿살(4.4%)이 뒤를 이었다.
가정 내 조리 방식에서도 구이류가 62.6%를 차지해 요리류(37.4%)를 크게 앞섰다. 기름기가 적당히 섞여 있어 구이로 먹기에 적합한 삼겹살의 특성이 한국인의 식문화와 맞아떨어진 결과다.

한국인의 최애 식재료인 돼지고기는 단순한 기호식품을 넘어 영양학적으로도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하고 비타민 B1 함량이 쇠고기의 6배에 달해 피부 노화 방지와 에너지 대사에 도움을 준다.
불포화지방산과 철분 함량도 높아 혈관 건강과 빈혈 예방에 효과적이며, 어린이 성장 발육과 피로 회복, 간장 보호, 피부 미용 등 다양한 건강 효능을 갖고 있다.
돼지고기 가격, 추석 수요 겹쳐 가격 상승세 지속 전망
추석을 앞두고 명절 수요가 본격화되면서 돼지고기 가격 상승 압력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수입 돼지고기 단가 상승과 환율 변동도 가격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다만 ASF의 대규모 확산 가능성은 낮아 급격한 가격 폭등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한국인의 식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국민 식재료인 돼지고기의 가격 동향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