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게·전어는 풍년인데…생산량 급감해 난리 난 뜻밖의 '국민 수산물'

2025-09-20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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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온 영향으로 최근 생산량 급감…어민들 한숨

창원 진동만 일대 제철 미더덕 수확 모습.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창원 진동만 일대 제철 미더덕 수확 모습.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연합뉴스

경남 창원이 주산지인 미더덕 생산량이 최근 크게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꽃게, 전어 등 다른 수산물이 많이 잡히고 있는 상황과 대조적이다.

씹으면 오도독 터지는 미더덕은 독특한 매력으로 사랑받는 국민 수산물 가운데 하나다. 미디덕은 만능 식재료이기도 하다. 바다 향을 가득 머금은 풍미가 음식 맛을 살려 찜과 된장찌개 등 각종 요리에 쓰인다.

미더덕은 전국 생산량 70% 이상이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 앞바다(진동만)에서 생산된다. 연간 생산량은 약 3000톤에 달한다. 그러나 최근 창원산 미더덕 생산량이 급격히 줄면서 어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고 20일 연합뉴스가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더덕 주산지 창원에서 매년 봄 제철을 맞아 열리는 축제가 올해는 미더덕이 없어 취소됐고 최근 어업인이 모여 만든 단체에서 손질한 연간 가공 미더덕 양도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급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윤덕 미더덕영어조합법인 대표는 연합뉴스에 "최근 미더덕 생산량이 눈에 띄게 줄었고 축제를 열려면 손질하지 않은 미더덕이 필요한데 올해는 그마저도 없었다"라며 "축제뿐 아니라 요즘 미더덕 생산량으로는 수익 창출 자체가 어려워 어민들 고통이 무척 크다"라고 말했다. 해당 법인은 진동면 미더덕 어업인들이 모여 만든 단체다.

미더덕 제철인 매년 봄이면 창원 진동면에서는 '마산진동미더덕축제'가 열린다. 2005년부터 축제가 시작됐지만 올해는 열리지 못했다. 축제를 열려면 생물 미더덕을 20톤 정도 공급해야 하지만 미더덕이 폐사하거나 자라지 못하면서 도저히 물량을 맞출 수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생산량 급감은 어업인 단체에서 가공해 위탁 판매하는 미더덕 양에서도 확연히 드러나는 실정이다. 미더덕영어조합법인은 2020년 소속 어업인들에게 진동만 미더덕 약 23.8톤을 받아 가공한 뒤 위탁 판매했다. 2021년에는 약 31.9톤으로 일부 늘었다. 그러나 고수온 피해가 나타나기 시작한 2022년 약 15톤, 2023년 약 9.5톤, 2024년 약 6.3톤 등 해를 거듭할수록 양이 줄었다. 올해 봄 미더덕 위탁 판매량은 약 1톤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어민들은 최근 미더덕 생산량 급감은 고수온이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미더덕이 잘 자라기 위해서는 20도 이하 적정한 수온이 유지돼야 하지만 최근 여름철 수온이 30도에 육박해 바다 아래 그물에 부착된 유생(어린 것)이 죽거나 제대로 크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창원 진동만 미더덕 모습.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미더덕영어조합법인 제공-연합뉴스
창원 진동만 미더덕 모습.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미더덕영어조합법인 제공-연합뉴스

미더덕은 한국인들이 즐겨 먹는 국민 수산물 중 하나로, 독특한 식감과 짭짤한 바다 내음이 매력적인 해산물이다. 주로 남해안과 제주도에서 채취되며 멍게와 비슷한 멍게과에 속하지만 더 단단하고 쫄깃한 질감이 특징이다.

미더덕은 찜, 무침, 젓갈 등 다양한 요리로 활용되며 특히 미더덕젓은 밥반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풍부한 타우린과 미네랄로 건강에도 좋아 식탁에서 자주 만날 수 있다. 가격은 비교적 저렴해 서민 음식으로 사랑받았으나 최근 어획량 감소로 가격이 다소 상승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더덕은 한국인의 식문화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지키며 바다의 맛을 그대로 전하는 소중한 식재료로 여겨진다.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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