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질부터 내장까지 버릴 게 없다…드디어 제철 맞은 '한국 토종 생선'

2025-09-20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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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토종 생선으로 잔칫상에 빠지지 않아

껍질, 내장, 입까지 버릴 게 없는 제주 토종 생선이 가을 미식의 주인공으로 떠오르고 있다.

제주 다금바리 회 / 연합뉴스
제주 다금바리 회 / 연합뉴스

바로 다금바리는 귀하고 값비싼 어종이지만, 제철이 되면 그 맛을 아는 사람들은 굳이 시간을 내서라도 찾는다.

다금바리의 제철은 가을부터 이른 봄까지다. 아열대성 어종이지만 수온이 너무 따뜻하면 활동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 시기에 가장 맛이 좋다. 수심 50m 전후의 바위와 모래가 섞인 바닥에 정착해 서식한다. 회유성 어종과 달리 한 번 자리를 잡으면 잘 움직이지 않으며, 이런 습성 덕에 제주 사람들은 예전부터 서식지를 비밀처럼 공유했다.

특징은 ‘버릴 것이 없다’는 점이다. 살코기는 단단하면서도 기름기가 적절히 배어 있어 회로 즐기기에 제격이다. 특히 껍질을 살짝 데친 뒤 얇게 썰어내면 탱탱하면서도 고소한 식감이 살아난다. 껍질에 풍부한 콜라겐이 씹을수록 젤리처럼 녹아내려 젊은 층은 물론, 건강식으로 찾는 이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제주 다금바리 / 연합뉴스
제주 다금바리 / 연합뉴스

내장도 별미다. 깨끗이 손질한 뒤 구워내면 고소한 풍미가 배가되며, 탕에 넣으면 깊고 진한 맛이 우러난다. 특히 알과 간은 바다 향이 응축돼 있어 술안주로도 많이 선호된다. 머리와 입 주변의 살은 쫀득하면서도 감칠맛이 강하다. 크기가 큰 만큼 뼈 사이사이에 붙은 살이 많아, 찜이나 조림으로도 훌륭하다. 입 주변은 씹을수록 고소하고 달큰한 맛이 우러나 고급 식재료로 평가받는다.

조리 방식도 다양하다. 가장 기본은 회지만, 뼈와 머리를 넣어 끓여내는 맑은 탕은 깊은 국물 맛을 자랑한다. 껍질을 활용한 초밥, 내장을 곁들인 죽, 뼈째 푹 끓여낸 전골까지 방식은 무궁무진하다. 최근에는 다금바리를 이용한 샤브샤브와 구이 요리도 인기를 끌고 있다. 얇게 저민 회를 뜨거운 육수에 살짝 데쳐 먹으면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다금바리 요리 / Raytan-shutterstock.com
다금바리 요리 / Raytan-shutterstock.com

제주에서는 손님 접대나 큰 잔칫상에 다금바리가 빠지지 않았다. 귀하고 비싸 일상적으로 먹기 어렵지만, 중요한 자리에 올리는 상징적 음식이었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맛 덕분에 ‘꿈의 생선’이라는 별칭도 얻었다. 최근에는 관광객들이 제주에서 꼭 맛봐야 할 음식으로 꼽으며 미식 여행의 필수 코스로 자리 잡고 있다.

다금바리는 기후와 어획 환경에 따라 잡히는 양이 일정하지 않다. 태풍이 지나간 해에는 풍성하지만, 올해처럼 태풍이 적으면 어획량이 줄어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금바리는 여전히 제주 바다를 대표하는 생선이자, 제철이 되면 꼭 한 번 맛봐야 할 진귀한 별미로 손꼽힌다.

home 김지현 기자 jiihyun121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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